시한부는 아니지만 매 순간 나는 시한부의 마음이니까
내년이면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모든 생명은 귀하고 소중하다. 평생 내게 없을 줄 알았던 자식이라는 존재가 지금 내앞에 있다. 기적같이 선물같이 온 너무 귀하고 소중한 내 아들.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아이에게 들려주었다. 엄마아빠가 최고를 해줄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너를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엄마아빠가 되겠다고. 때론 화를 내기도하고 짜증을 내며 아이에게 나의 감정을 풀어놓을때도 있지만 난 내가 언제가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이 늘 나를 감싸고 있기에 아이에게 더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금전적인 부분으로 채워줄 수 없는 것들은 내가 최선을 다 한다고 이룰수 없는 것들이니 그 외에 내가 정보를 찾고 내 발품을 팔고, 내 시간을 들여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내 몸이 아파도 하는 편이다. 아이의 입학을 고민하며 지금 거주지 바로 앞!에 학교가 있음에도 조금더 나은 교육과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국립초에 접수를 했었다. 접수를 하는 그 주에도 아이는 아팠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 수액을 맞히고 함께 접수를 하러 갔었다. 아이를 위한 거라 말하면서. 그리고 그 곳은 추첨을 통해 합격이 되어야만 갈 수 있다. 다른 조건을 보는것이 아니라 정말 공평하고 공정하게도 부모나 대리인이 직접 물레를 돌리고 합격 구슬이 떨어지면 입학을 할 수 있게 된다. 그 , 추첨일에, 아이는 독감으로 입원중이였고 나도 아이에게 독감이 옮아버려 이틀째 수액으로 버티는 중이었다. 부모님께 아이의 보호를 부탁드리고 수액을 다 맞고 추첨하러 갔고 난 합격구슬을 뽑았다. 운전을 하지 않는 나는 픽업을 해 줄 수 없기에 합격이 되면 학교주변으로 이사를 하기로 남편과 얘기를 나눈 상태였고 이제 집을 알아보면 되는 것이었다. 기쁜마음으로 병원으로 돌아가니 아이는 어떻게 됫냐고 물어봤고, 난 해맑게 큰 소리로 대답해줬다. " 우리 합격이야! 이제 이사가자!~" 그리고,,,, 터져버린 아이의 울음. 그 날 저녁 늦게까지도 아이는 이사가기 싫다며 안갈꺼라며 울고 또 울었다. 아이를 위한 선택이라면서 아이가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했다. 아이의 미래에 내가 돈으로 해결해 줄 수 없는거라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머리를 굴리고 굴려 최선책을 찾은거였다. 가입학까지의 시간이 있으니 조금 더 고민을 해보자고 했고, 그러던 어느 날 밤 난 집을 알아보던 중 뉴스를 하나 접하게된다. 학폭에 관한 뉴스였다. 왜 사람의 느낌은 그리도 잘 맞아떨어지는걸까? 난 그 학교에 기대치가 높았다. 평판도 좋았고, 국립초는 선생님의 조건도 조금 달랐다. 그래서 당연히 그 학교는 다를꺼라 생각했는데 그 기사를 본 순간 난 실망을 금치 못했다. 교육의 커리큘럼만 좋으면 뭐하나,,,선생님들이 교육연구에만 열의를 가지면 뭐하나,,,,겨우 초1 아이가 그런 힘든시간을 보냈는데,,, 학교의 대응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거라면 난 우리아들을 믿음이 없는 학교에 보낼 수 없는거였다. 미련이 남고 남아 며칠을 또 고민했다. 솔직히 아이 학교를 핑계삼아 이사도 나가고, 집을 정리하며 그 돈으로 대출금도 좀 갚고, 생활권이 좋은데로 가면 나도 알바라도 할 수 있을것 같았다. 그러면 돈벌어서 아들 학원이라도 하나 보내면 되겠다 싶었었다. 아이도 원하지 않는 이사, 남편도 그리 반기지 않는 변화, 내 욕심인건가 싶어 마음이 불편했지만 아이에게 너무 잘 맞을것 같은 학교의 교육과 프로그램들이 발목을 잡았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다.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핑계로 내가 하고싶은데로 아이를 끌고 가는건 아닌지 , 과연 그게 아이가 행복한게 맞는지, 그리고 아이에게 천천히 물어봤다. 어떻게 하고 싶은지..아이의 대답에 난 눈물이 나올뻔했다.
"엄마는 나를 그 곳에 보내고 싶잖아요. 엄마가 하고 싶어하니까 나도 싫지만 이젠 고민이 되요." 7살이 46엄마보다 속이 깊었다. 엄마를 위한 너의 마음말고, 진짜 너의 마음을 알려달라고 했다. 아들은 이사가지 않고 여기서 친구들이 있는 집 앞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오늘. 난 고민을 끝냈다.
아이가 진짜 행복한 게 내가 눈을 감는 그 날에 제일 후회가 덜 되는 선택이 될 것 같았다. 몇달의 내 계획과 기대와 무너진 그 학교의 신뢰들은 결국 돌고 돌아 원점이 되었다. 대신 오늘 저녁, 아들은 같은 반이 되고 싶은 친구이야기를 하며 신나고 행복한 미소를 내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