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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다.

모자를 꺼내 들었다.

by 안영

어느 새 겨울이 다가왔다. 겨울옷을 정리하기전에 가장 먼저 꺼내는 것이 있다. 너무 두껍지 않은 니트모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머리는 반응한다. 뇌혈관이 쪼그라드는 느낌과 동시에 코피가 터질것 같이 뇌의 모든피가 쏠리는 느낌이다. 뇌졸증환자들은 한여름과 한겨울을 조심해야한다.

그래서 나는 한여름에도 모자를,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모자를 항상 준비한다.

처음엔 이쁜 모자만 쓰고 싶어 모자를 이것 저것 구매해서 써봤지만 내게 제일 편한게 최고더라.

나는 내 목숨줄로 모자를 쓴다.

남들은 내가 무슨 멋이나 부리는지 안다.

그러고는 꼭 한마디씩 던진다.

지겹다.

일일이 대꾸하기도 싫다.

왜이리 사람들은 오지랖도 넓은걸까?

내가 모자를 쓰던 말던, 후드티의 후드모자로 얼굴을 감싸고 있던 말던, 그게 본인들과 무슨 상관이냔 말이다.

이제 신경 안쓸법한데 나도 참 한결같다.

자꾸 신경이 쓰인다. 눈치가 보인다. 사람들이 쳐다보는게 의식된다.

이번주 시작부터 찬바람이 쌩쌩불었다. 모자를 꺼내 머리에 쓰고는 거울을 본다.

그리고 베란다로 밖의 사람들 옷차림을 본다.

아직 가볍다.

모자를 다시 내려놓는다.

후드티로 갈아입는다.

후드모자를 눌러쓰고, 아이 등원을 위해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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