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묘한집사 Dec 01. 2021

제주에서 길고양이와 겨울나기(2)

길고양이에게 따뜻한 겨울을 선물하세요

야옹이는

중문색달해변에서 태어난 구내염 걸려 4년째 밥과 약을 주는 길고양이이다. 3년전 겨울에 길고양이겨울집을 만들어 나무 아래 두었는데 3년째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안쪽 담요만 바꾸어주고 겨울이면 겨울집으로 비가 오면 비 피하는 곳으로 사시사철 잘 사용해서 정말 기특하다 .


겨울비가 내리면

찬바람이 조금씩 더 차가워져 길에 사는 아이들 밥을 주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더 무거워진다… 이 차디찬 혹독한 겨울을 다시 오롯이 견디어 내야할 운명아라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고 슬프다.

집에 있는 아이들은 그래도 따뜻한 온기와 푹신한 이불속에서 배고프지 않고 살아가는데…. 길에 사는 아이들의 운명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4년전부터 10월이면 버려진 깨끗한 스치로폼을 모아 길고양이겨울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내돈내산으로 재료를 대량으로 구입 한다.

내열벽지, 단열되는 검정 뽁뽁이, 0.1mm 두꺼운 롤비닐, 박스테잎, 짜투리장판, 양면테잎, 담요, 캣닢, 간식, 마따따비, 동결건조큐브….. 그리고 오묘한집사표 안내문을 프린트한 후 잘라서 코팅 ㅎㅎㅎ

마지막으로 쓰레기하치장 스치로폼 처리장에 아침에 가서 깨끗한 큰 걸로 버려진 스치로폼 박스를 한 차 실어오고 모자랄때 마다 가서 실어오는데 내차에 딱 10개가 들어간다 .

가져온 스치로폼은 붙여진 테잎을 떼고 소독제를 뿌려 깨끗이 닦아 낸 후 스치로폼 절단기로 입구를 만들고 안쪽과 두껑에 내열벽지를 붙인다,

몸통과 두껑을 테잎으로 붙이고 검정 뽁뽁이로 감싼 후 두꺼운 이중 통비닐로 다시 한번 포장하듯이 감싼다. 이때 비가 흘러 내리는 방향과 구멍 부분을 고려해서 꼼꼼하게 작업해야한다.

입구부분은 x 자로 칼로 오린 후 안쪽으로 붙여주고

짜투리 장판에 양면 테잎을 붙이고 입구 가림막을 설치한 후 단열벽지로 마감 ㅎㅎㅎ 오묘한집사표 겨울집 문구를 옆에 붙이고 안쪽에 담요를 깔아준다. 담요에도 캣닢을 뿌리고 마따따비 넣고 간식과 동결건조 동태큐브를 넣어두면 거의 100% 모든 고양이들이 다 들어간다 .

이 모든 작업을 거의 거실에서 우리집 고양님들의 감독을 받으며 혼자 한다 ㅠㅠ

이렇게 만들어진 겨울집은 주문이 쇄도한다.

첫해에는 그냥 무료로 나누어 주었고, 두번째 해는 거의 80개 가량을 1만원씩 주고 팔아서 재료비 충당하고 사료를 사서 캣맘들에게 나눔 하였다.

작년에도 1만원씩 팔아서 아픈 아이 치료비로 지원하였다.   올해도 꼬리 다친 길고양이 구조하여 치료하였는데 겨울집을 1만원씩 팔아 충당할려고 한다.


내가 왜 이렇게 매년 겨울집을 만드는지 주변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매년 조금씩 업그레이드 된 길고양이 겨울집을 보며 나만 흐믓해 지는걸까 ㅎㅎ

요즘은 그냥 돈 주고 살 수 있는 겨울집을 1만원을 고집해 가며 재료비도 안되는 돈으로 나는 오늘도 거실에 탁자를 펴고 겨울집 만들기를 한다.


우리집 길출신 고양님들은 그나마 이 집사를 이해해 주겠지…….


#길고양이에게따뜻한겨울을선물하세요

작가의 이전글 제주에서 길고양이와 겨울나기(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