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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묘한집사 Jul 02. 2021

포 이야기 (4)

후지마비 아기 고양이의 생존 임보 일기


임보 11일 차 . . .


오전에 제주시에 있는 #프랜들리핸즈(유기동물을 돕는 문화복합공간)에 간 포는 꽃순이 언니 개랑 보리 언니 개를 만났는데 제대로 냥이의 하악질을 보여 주었다.

#프랜들리핸즈는 길고양이 사진전을 했던 곳

엄마 집사(오묘한 집사)의 바구니 코너에서도 한 컷


오늘도 포는 침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다.

방광염은 후지마비 고양이에게 흔히 있는 증상이라는 말에 걱정 . . . 걱정,

포는 엄마 집사의 무릎 위에서 20분간의 침을 맞았는데 어린 녀석이 잘 참아 주어 너무 고마웠다.

서귀포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단잠을 자고 집에 와서 맘마를 먹으니 기운이 나서 다시 돌아 다닌다.

노랑이 오빠 냥이 등에도 업혀 보고 둘이는 꼭 아빠와 딸 같다.


침 치료 후 반응이 없던 다리가 조금씩 움직이며 반응하는 것을 보니 눈물이 난다.

재활 운동을 열심히 해서 다리 근력도 키우고 천천히 . . . 천천히 그렇게 기적을 꿈꾸어 본다.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을 수 있도록 포는오늘도 희망을 키우고 있다.

많은 분들의 응원과 기도가 소망의 탑을 이루어 포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 . .




오늘은 제주시에 있는 #프랜들리핸즈에 가서 꽃순이 언니 개랑 보리 언니 개도 보고

엄마 집사는 고양이 캣닢 물고기 낚시대를 만들었어요.

꽃순이 언니가 포를 졸졸 따라 다녀서 너무 무서웠지만 프핸 이모야들이 포를 반겨주고 꼭 안아 주어서 넘넘 좋았어요 ~

포가 사랑받는 기분 ㅎ ㅎ

꽃길만 걸으라고 글씨 써 주신 야옹 캘리 이모 ~~너무 멋져요 !!!




임보 13일 째 . .


포는 병원 가서 보라색 옷으로 갈아 입고 다리 운동도 열심히 해서 근력도 좀 생기고 930g 으로 30g이나 늘었다.

잘 먹고 맛동산도 이쁘게 세 개씩이나 만들고 아직 서툰 엄마 집사 때문에 오줌 짤 때 많이 힘들지만 포는 정말 잘 해내고 있다.


비가 많이 내려 길아이들 냥식당에 비옷을 입고 갔더니 빗방울 스미는 자리에 밥을 기다리는 길냥이들이 비처럼 또닥또닥 앉아 있다.

밥 위에 위로의 캔을 올리고 눈 한번 마주하고 많이 먹어 . . .


눈물처럼 비가 내린다.

젖은 몸을 어디 가서 밤새 핥고 몸에 남은 온기를 끌어 당겨 밤을 온전히 견디어야 하는 너희들을 두고 뒤돌아서는 발걸음이 가슴 아리게 미안해진다.

포의 가족들은 이 비를 잘 피하고 있는지 . .


내일은 비 오는 대포 포구에 가봐야 겠다.




임보 14일 째 . .


하염없이 내리는 비에 태풍 소식까지 ㅠㅠ

길아이들이 걱정이 되어 대포 포구에 봉지밥 두개 남겨 두고 중문 색달 해변으로 가서 냥식당 다시 점검했다.

해수욕장은 이미 접근 금지 줄이 쳐져 있고 밀려오는 파도와 거센 바람 . .

빗방울로 흠뻑 젖어 버렸다.


포는 하루 종일 이불 안이 좋은가 보다.

노랑이 오빠랑 친한 표정도 짓고 엄마 집사의 손길에 그르릉도 잘하는 포 ~


이 밤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 . .

길에 사는 아이들도 무사하기를 . . .




임보 15일 째 . . .


오늘은 포와 함께 비바람과 무서운 안개 속을 뚫고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침을 맞으러 갔는데 평화로는 온통 안개 동굴로 변해 한치 앞도 안보이고 비상등을 켜고 아주 천천히 갈 수 밖에 없었다.

일주일에 두 번 가는 침 치료로 확실히 다리의 떨림과 움직임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으로 받치고 서서 침을 20분간 맞았는데 어쩐 일인지 오늘은자세를 잘 유지하면서 침을 맞았다.

힘들 텐데 기특한 포 ~~

ㅌ 동물병원 원장 샘의 의자에는 항상 갈색 푸들 ‘송이’가 자고 있는데 송이도 유기된 하반신 마비 강아지였는데 침 치료로 이제는 혼자 걷고 배변도 잘한다.

포도 꾸준한 침 치료와 재활 운동으로 조금이라도 걷고 오줌도 혼자 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임보 18일 째 . . .


서귀포는 연일 안개에 젖어 온통 축축하다.

창문을 열고 새소리에 모여 아침을 맞이 하는 냥님들.

서귀포의 안개 길을 지나 ㅌ 동물병원에서 침 치료를 하는데 앞발에 침을 놓다가 잠깐 사이에 포가 원장님의 손을 갑자기 물어 버렸다 ㅠㅠ

기운이 장사인 포는 이제 1kg .

오늘도 서서 침을 잘 맞나 했는데 애옹 애옹 계속 수다쟁이로 변신

요즘 부쩍 자기 주장을 많이 한다.

잘 크고 있다는 증거 겠지 ?

다리에 움직임도 많아지고 조금 만져지는 다리 근육 ㅎ

정말 1초 동안 혼자 서 있는 감동을 . . .


엄마 집사의 착각이었을까 ?

아직 애기지만 예쁘고 귀엽기까지 한 포는 정말 잘 해 나가고 있다.

원장님도 보시고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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