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델리스파이스의 <기쁨이 들리지 않는 거리>라는 노래에 대한 글을 썼는데, 이렇게 또다시 감정, 그중에서도 기쁨에 초점을 맞춘 영화에 대한 글을 쓰니 뭔가 묘해지는 기분이 든다. 1편을 감상했을 때 워낙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기도 했고, 모처럼 개봉일에 맞춰서 보러 간 영화이기 때문에 전 글에 이어 기세를 몰아 작성해 본다.
사실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의 속편이 나온다는 소식에 기대도 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불안한 마음도 어느 정도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우선 감독이 교체되기도 했고(1편: 피트 닥터 → 2편: 켈시 만), 픽사의 속편들은 <토이 스토리 2>, <몬스터 대학교>, <도리를 찾아서>, <카 2>까지 작품성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전작만큼의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느낌도 있었다. 애초에 속편이 뛰어넘는다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그나마 예외는 14년 만에 복귀했던 <인크레더블 2> 정도? (참고로 1을 극장에서 봤다고 하는데 응애 때라 기억이 전혀 안 난다...) 게다가 몇 년 전에 인사이드 아웃의 속편은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가 듣기도 했었고, 그래서 내심 2편이 나오지 않고 아름다운 작별을 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이 현실 받아들여야만 했다.
최근 픽사 측에서 속편 제작에 집중할 거라는 뉘앙스를 내보였는데, 그 이유로 오리지널 작품의 경우 사람들이 익숙지 않다는 이유로 보러 오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글쎄... 픽사의 최근 오리지널 작품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작품에 대한 평가가 그리 나빴던 것은 아니기도 하고 또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만의 독보적인 특징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만이 이룩할 수 있는 세계관과 각본이 존재하며, 애니메이션만이 줄 수 있는 감동과 낭만이 존재하지 않는가? 물론 좋은 속편은 우리에게 또 다른 감정이나 교훈을 남길 수 있겠지만 당연히 기존의 시리즈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하는 과정은 한계가 정해져 있으며,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참신함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은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불안했던 예감은 한층 접어두고 우리의 불안이가 새로 등장한 <인사이드 아웃 2>. 그 후기를 말해보자면 나름 만족할 만한 속편이 나오지 않았나 싶으면서도 확실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물론 전작보다도 뛰어나다는 사람들도 많이 봤으니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겠지만.
먼저 장점은 전작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성장 과정에서 새롭게 발현되는 자아나 사춘기적인 요소들을 세계관 속에 자연스럽게 잘 녹아냈으며, 좀 더 나이를 먹은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이 점이 성인 관객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예상한다. 말하고자 하는 바도 1편의 연장선과 비슷한 느낌이 있으면서도 조금 더 복합적으로 이어지면서 전개되어 결국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존중하자는 결론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단점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더 다양해진 감정들을 만들어냈지만, 막상 불안이를 제외한 나머지 새로운 감정들의 역할과 매력은 거의 없었던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또한 당황이의 몸집이 큰 특징이나 따분이가 휴대폰을 조종하는 그런 특징들이 그 감정 자체의 특성을 반영한 것보다 오히려 스토리 전개를 위해서 적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좀 들었다. 앞서 열심히 얘기했던 것처럼 전작 같은 새로움을 기대할 수는 없기도 했지만 스토리 자체가 1편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것도 감점 요소로 보인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일반적인, 나쁘게 말하면 다소 뻔한 이야기를 하다가 마무리되는 느낌이 강하달까.
그리고 평가를 떠나서 문득 떠올랐던 생각 하나. 2편에서 기쁨이가 제어판을 만지는 장면이 있었나...? 분명 1편에서는 굉장히 많이 보았던 장면인데, 2편을 볼 때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던 같았다. 굳이 스토리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라일리도 나도 커가면서 기쁨이가 제어하는 순간이 줄어드는 걸까, 이렇게 <기쁨이 들리지 않는 거리>를 살아가게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더군다나 영화에서 이런 내용의 대사가 있기도 했으니 말이다. 저번 글에서 기쁨이란 건 순수함 내지는 순진함을 많이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걸까. 늙어서 타락해 버린 나의 모습을 보니 참 안타깝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아무튼 이렇게 좋은 점도 얘기하고 아쉬운 점도 얘기해 봤지만 그래도 엔딩 크레딧에 나오던 문구만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래 애니메이션은 이렇게 꿈과 희망을 주는 거지. 영화를 보면서 어느덧 엔딩 크레딧까지 모두 보고 나오는 습관이 생겼는데 덕분에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다.
"This film is dedicated to our kids, we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이 영화를 우리 아이들에게 바칩니다. 우리는 너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