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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Jul 05. 2021

장마: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또는 그 비.


장마철이 다가오면 준비를 한다.  빨래는 미리 해두고, 라면이나 커피나 곁들여 먹을  같은 것도 쟁여두고, 결국 읽히지 못하고 책장 소품이 되겠지만, 두고 읽을 책도 주문한다. , 비가 죽죽 내리면 주체를    축축 처지는 앞머리를 위해 미리 눈썹 위로 살짝 어색하게 다듬어 두기도 한다. 웬만한 일이 아니면 밖에 나가지 않겠다는 의지의 약속된 행동들 같은 . 언젠가부터 장마철엔 약속도  잡지 않는다. 칠월엔 유독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달이라서, 생각이 나거든 장마가 끝나고 쨍한 날에 만나, 하며 미루기도 한다.


밤새 요란스레 내리던 비는 아침이 되었지만 여전히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잠깐 커피 한 잔 할까,” 하는 그에게, “다음에. 장마가 지나고,”라고 했다. 여러 날을 계속해서 내리는 비는 종일 오지 않을 때가 있다. 비가 내리는 날과 다시 또 내리는 날 사이 공기는 꽤나 촉촉해 부드럽다.


오지 않을 계절을 기다리다가 오는 많은 것을 놓치곤 한다.

비가 그칠 줄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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