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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Jul 20. 2021

드문드문 많은 생각의 조각이 스쳤다.

그리고 오랜만에 늦은 시각 매우 깨어있다. 이따금씩 관계와 만남 속에서 기쁨으로 마음이 분주해질 때엔 너무나 즐겁다. 슬퍼도 애석해도 마음은 분주하다. 이 또한 즐거운 이유이다.


한동안 잔인한 시선의 폭력 속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침잠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하고, 평화로운 일이었다.


내리는 비 속에서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도록 뿌리를 단단하게 붙들어준 흙이 되어준 사람들이 있다.

그 흙에 뿌리를 깊게 내려 온 힘을 다해 좋은 영양분을 위로 위로, 발 끝에서 두 다리를 지나 배를 따뜻하게 튼튼하게 그리고 마음을 어루만져 안온한 하루를 만들어준 위로.


 “樂而不淫 哀而不傷”

즐겁되 지나치지 않고, 슬프되 상심에 빠지지 않게.

뿌리가 단단하고 줄기가 마르지 않는 나무를 바라본다. 생명의 빛을 품은 나무는 분주하다. 봉오리를 틔우고 잎을 키워 열매를 내어주고. 그 자리에서 생의 피고 짐의 즐겁고 고단한 창조와 상실의 과정을 조화롭게 겪어내고 있다.


보이는 것 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나에게서 보이지 않는 것이 단단하고 부드러운 생명의 빛이길 소망한다. 그 빛의 힘으로 꾸준히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꾸준히 생각하고, 여전히 깊이 파고들어 끝끝내 마음 숲 속 사유의 나무를 심는, 그런 용기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오늘도 사랑, 하였는가?


나를. 나의 그대를. 그리고 우리의 오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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