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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Jul 18. 2021

자연

방태산 자연 휴양림 계곡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와 비 사이의 맑은 날 하늘은 온전한 이야기의 형태를 갖춘 구름을 품고, 뽀얀 구름은 이 여름날 나무 사이를 메꾸는 시원한 그림자가 되어준다. 쏴아아 떨어지는 폭포 소리는 이글대는 여름 햇살을 달래어 잠재운다.

바짓단을 접어 올려 두 발을 계곡 물에 담그니 경쾌한 물의 움직임, 바람에 떨어진 나뭇잎의 흐르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아낌없는 햇살과 비, 그리고 넉넉한 바람을 맞고 계절을 만나 자라난 나무들의 짙은 여름 내음이 쫓기던 마음을 쉬게 한다.

산은 늘 그대로인 것 같지만, 가장 분주하다. 늘 생명력을 뽐내며 호젓하게 스스로의 색을 낸다.

산을 보고 하늘을 벗하며 살고자 하는 다짐은 먼지보다 가벼이 사라지기 쉽다. 도시를 탓하고 일과를 변명 삼지만, 실은 내 마음에 자연스러운 나의 삶을 위한 용기가 부족해서임을 알고 있다. 묵묵하게 그러나  경쾌하게 나의 색을 내자. 자연은 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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