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바다를 눈앞에 두고 한참을 가만히 색을 찾아 바라보았다.
어느 곳도 같은 색이 없다. 하늘빛, 구름의 그림자, 파도 밑 바다의 높이에 따라 어떤 물색도 하나 되지 않는다.
어느 색도 다르지 않다. 파아란 하늘과 푸르른 바다.
고요한 여름 낮의 바다는 한 없이 평평하다. 가늠할 수 없는 깊이 위의 표면은 그저 무수한 색채의 선으로 촘촘히 덮여있다.
바다는 흐른다. 차분한 수면 위 윤슬이 파도를 이름 주어 작은 리듬을 만들어 낸다.
바라보는 바다는 말이 없다.
들리는 바다는 쉴 새 없이 소리친다.
나의 눈앞에 마음을 바다처럼 꺼내어 촘촘히 푸른 색으로 가득 칠하고 싶다. 한 없이 평온한 수평선처럼 평평하게 펼쳐 이따금씩 예쁜 햇빛으로 작은 리듬을 그려낼 수 있다면. 고요하되 침묵하지 않는, 하나이되 전부일 수 있다면.
저 바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