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타 Apr 25. 2023

솜방망이 꼬리는 진품명품!

나보다 더 깜찍한 녀석이 나타났다!


집에서 놀고 있던 당나귀 인형을 캣타워에 세워 두었다. 오래는 언니 방에서 나오자마자 새로운 녀석이 캣타워에 자리 잡은 것을 알아본다. 한참 후에야 발견할 줄 알았는데 이런 것이 동물적 육감인가.


웬만한 장난감은 흥, 칫하는 분이라 큰 반응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녀석이 갑자기 꼬리를 부풀리기 시작했다. 오래를 긴장시키는 장난감은 정말 오랜만이다.


나는 솜방망이같이 부풀어 오른 꼬리가 신비스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모양이 정말 사랑스럽다.


뒤에서 내가 엉덩이를 톡톡 치자, 나를 돌아보며 종알종알한다. 오래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순 없지만 나는 표정과 상황으로 최대한 오래의 말을 해석해 보려고 노력한다.

"나 신경 예민해!"

"수상한 놈이 잠입했어."

"이리 와서 좀 거들어봐."

어쨌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녀석이다.


인형을 바닥에 내려주었더니 꼬리의 부피가 작아진다. 나귀 인형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오래 앞에 놓아주었더니 안전성이 검증되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너 별거 아니었구나"

총총 걸어와서 나귀 인형의 귀도 씹어보고, 등에 맨 우유가방도 씹어본다. 그래도 캣타워를 공유하는 건 못마땅했던지, 매번 냥냥펀치를 날려 캣타워에 앉혀 놓은 나귀 인형을 떨어뜨려놓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멀리서 그의 눈빛이 느껴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