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큐브 맛은 포기할 수 없어서.
반려동물들은 상황을 예측가능하도록 루틴을 정해주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래의 양치 습관을 들여 주기로 다짐했다. 양치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지라 그동안은 오래가 기분 좋을 때마다 달래 가며 양치를 해주곤 했는데 그러자니 오래의 좋은 기분을 망치는 주범이 된 듯한 찜찜함이 남았기 때문이다.
루틴을 정해서 양치를 하면 오래의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아침 인사를 하는 오래를 데려다가 양치를 해주었다.
이후 며칠이 지나자, 오래는 아침마다 숨숨집에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양치 루틴을 잡아주려는 나의 의도와 달리, 양치가 싫은 오래는 아침마다 숨숨집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자체 루틴을 만들었다.
어쩔 수 없이 전략을 바꿔서 양치를 해준 후, 오래가 좋아하는 닭고기 큐브 한 알씩을 보상으로 선사했다.
(범묘들이 없어서 못 먹는다는 츄르도 오래는 먹지 않는다.)
생각보다 닭고기 큐브의 위력은 대단했다.
요즘 오래는 더 이상 숨숨집에 숨어 있지 않는다. 은근 자기를 잡으러 와주길 기다리는 눈치다. 양치는 여전히 싫지만 좋아하는 닭고기 큐브를 마다할 만큼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