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다스리기 위한 캠핑이야기 Mont-Orford, QC
오늘은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요즘은 나를 위한 선물을 하고 나를 사랑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우리는 중이다.
캐나다에 정착하고 처음 가보는 캠핑이기에 준비부터 무척 설래었다.
퀘백 네셔널 파크 캠핑 사이트를 예약하고 들뜬 마음으로 한동안 설레였던 기억이 난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캠핑당일이 되었다. 차를 가져가니 토스트기도 챙기고 밥통도 챙기고 짐은 이사짐 수준으로 불어났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오후 12시쯤 되어 신나게 출발을 했다. 날씨는 비가 올듯 약간 흘렸지만 내 마음은 벌써 캠핑장으로 가있었다. 썬 루프 위로 보이는 구름을 감상하며 느긋한 월요일 아침을 즐겼다.
회사에서 잘해야한다는 강박 관념으로 작년도 휴가를 거의 쓰지 않았다. 5개월만에 돌아간 회사는 내가 없어도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갔고 그저 나는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좋았다. 이것저것 사온 주전부리를 입에 넣으면서 창밖의 풍경도 감상했다. 도로에는 차가 많지 않았고 나무의 푸른 잎들은 여기저기 흩날리고 있었다. 끝도 없이 보이는 농장의 풍경이 여기가 캐나다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이곳의 산은 우리나라의 산과는 사뭇 다르다. 곁곁이 끝도없이 이어지는 산과 먼산을 흔히 볼수 있지 않다. 그져 평지에 우뚝 솥아있는 산이 신기하게 보인다.
어느덧 우리는 캠핑장에 도착했고 산속에 숨어있는 캠핑사이트에 텐트를 펴고 식사 준비를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그 말 처럼 산속에는 먹는 밥은 정말 꿀맛이다. 이런 소소한 행복을 나는 왜 외면하고 있었을까? 그 회사가 뭐가 그리 중요해서 이런 재미를 잊고 살았을까?
밥을 먹고 산을 한바퀴 돌아보고 일찍 자리에 누웠다. 갑자기 하늘에는 검은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나뭇잎들이 거칠게 흔들리더니 마침네 우르릉쾅 소리와 함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빗방울이 텐트의 지붕을 향해 내리기 시작했고 남편과 나는 누워서 비내리는 풍경을 감상했다. 정신병원을 나오면서 했던 다짐처럼 흔들리는 나뭇잎에, 불어오는 바람에도 행복을 느끼겠다고 생각한 것 처럼 그냥 누워서 비를 바라보는게 즐거웠다. 자연의 소리도 아름답고 옆에 아무말 없이 있어주는 남편도 좋았다. 그렇게 비가 한동안 내리고 우리는 잠이 들었다 그 다음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등산을 하고 넉다운이 되어 잠이들었다. 별거 아닌 캠핑 이야기에 찍어온 비디오를 보면서 그냥 미소가 지어졌다.
나를 행복하게 해는주는 것은 그 누군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마음가짐에서 오는 단순한 마음 먹음이다.
지금도 거리에 지나가는 작은 아이들을 보면 가끔 눈물이 나기도 한다. 가끔 꺼내어 보는 갓 태어났을 때의 아이의 사진보고 있으면 그저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찌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에 슬퍼하기 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것에 행복을 느껴야 함이다. 오랜 병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나오면서 또 했던 다짐은 아프기 전에 열심히 팔 다리를 굴리자는 것이었다. 병이 예상할 수 없게 찾아오듯이 지금 현재 건강한 육체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 만으로도 나는 매일 매일 행복할 수 있다.
그리고 매달 떠나는 가벼운 여행 또한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일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내일의 모습이 오늘과 같지만도 않을 것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해야할 일이 많이 있더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내어두는 것이 나의 행복을 위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음 여행에 대한 기대를 뒤로 한채 수요일 아침 집으로 돌아왔다. 기나긴 산행으로 지친 몸은 긴 숙면을 하는데 보탬이 되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 그런 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