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롬톤과 다리를 건너고,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브롬톤과 함께라면 그곳이 어디라도 즐겁지만
불현듯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익숙한 풍경을 벗어나 브롬톤도 나도
낯선 풍경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순간,
브롬톤은 작게 몸을 웅크려 지하철 한 켠에
자리를 잡고 나는 웅크린 내 친구가 넘어지지 않게 지그시 발로 붙잡아 준다.
우린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덜컹대는 지하철 속에서 균형을 잡아 본다.
일상생활과 취미 생활 가운데 균형을 잡아 가며 살아가려는 나의 의지와 같이,
그렇게.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여행이 시작되기도 한다.
먼 곳으로 갈 때면 돌아갈 수 있을 만큼만 가 보자 생각하고 여정을 시작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지쳐 버릴 때가 있다.
그렇게 나의 엔진이 멈출 때, 조금만 쉬어가자는 브롬톤의 속삭임이 들려올 때 우리는 함께 주위를 둘러본다.
가까운 곳에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이 있는지, 혹은 나무 그늘이 있는지…….
그렇게 우리는 쉬어 간다.
나는 가끔 내 브롬톤이 꿀 같은 휴식에 살아나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자연 속에 파묻힐 때 경이로움을 느끼듯 잘 정돈된 도시의 미학 속으로 들어갔을 때
흥분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대중교통 점프나 휴식 후의 페달링은 경쾌함 이상의 리듬과 에너지를 동반하는데, 그것이 단순히 나의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달콤한 낮잠을 자고 난 것처럼 한결 가벼워진
우리는 처음 보는 풍경을 향해 페달에 첫 발을 올리는 순간처럼,
몹시 설레는 마음으로 신 나는 라이딩에 나선다.
* 글 : 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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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빅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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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소로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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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포토그래퍼 빅초이와 <시작은 브롬톤>을 쓴 작가 블리는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생활 모험가 부부입니다.
일상과 여행, 삶의 다양한 순간을 남편 빅초이가 찍고, 부인 블리가 이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