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지 않아요, 정말로.

브롬톤의 무게, 그 아이러니

by 생활모험가

브롬톤의 무게는 일반적으로 12~13KG 정도.

모델에 따라 더 가벼워질 수도, 더 무거워질 수도

있지만, 보통 저 정도의 무게다.


12kg.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사랑스런 조카 은서보다 좀 더 무겁지만,

끙차 크게 숨 한번 들이키면 금방 들 수 있는 무게.



여자가 한 손으로 들기엔 그리 가벼운 무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두 손으로 드는 건 모양새도 그렇고 영 내키지 않아 매번 한 손으로 들고 다니는 완폴(완전 폴딩) 상태의 브롬톤.


이렇게 여자가 한 손으로 브롬톤 한 대를 번쩍 들고 가다보면 받게 되는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열이면 열 물어오는 질문.


‘자전거 안 무거워요?’


...사실, 한 손으로 브롬톤을 번쩍 들어 올릴 때 손목이 저릿저릿하거나 좀 무겁다고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앞에서는 절대 무거운 내색 없이 빙긋 웃으며,


‘아뇨, 안 무거워요.’


라고 대답하곤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자기가 들어보고 무겁다고 하면 어쩐지 거짓말쟁이가 된 기분 일까봐.



가끔 브롬톤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본다.

내가 감당해야 하는 브롬톤의 무게와,

브롬톤이 감당해내는 무게에 대해.


나의 몸무게와 짐 + @ , 그리고 12kg.


때로는 작은 몸집으로 접혀 날 성가시게 하지 않는 브롬톤에게 12kg 남짓의 그 무게로 80kg 이상의 무게까지도 감당해내는 브롬톤에게 더 가벼울 것을 바라는 건, 순전히 내 욕심일 터.




폴딩한 브롬톤을 들고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 길. 승강장 한 귀퉁이에 어릿어릿 비치는 내 모습.

한쪽 어깨엔 에코백을, 한쪽 손엔 브롬톤을 들고 가는 내 모습이 그 어떤 명품백을 멘 것보다도 멋져 보인다.


행여 망가질까 모시고 다녀야 하는 명품백보다, 내 발이 되어 어디든 데려다 주는 브롬톤의 가치를 더 알고 있는 나이기에 다행이다.

누군가 내게 브롬톤의 무게에 대해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무겁지 않아요, 정말로.





* 글 : 블리
www.instagram.com/bliee_
* 사진 : 빅초이
www.instagram.com/big.bigchoi

*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소로소로
www.soro-soro.com

라이프스타일 포토그래퍼인 빅초이와 <시작은 브롬톤>을 쓴 작가 블리는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생활 모험가 부부입니다.
일상과 여행, 삶의 다양한 순간을 남편 빅초이가 찍고, 부인 블리가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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