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단순함으로부터
캠핑은 우리가 특별히 계획하지 않아도 늘 함께 하던
주말의 습관같이 익숙한 일이었다.
언제부턴가 그렇게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 들어있던 캠핑.
그렇게 주말 이틀의 캠핑을 통해 우리는 균형을 잡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팍팍한 5일의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을, 말이다.
그렇다고 캠핑에서 대단한 것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정해져 있는 순서대로
집을 짓고, 살림을 꾸리고, 커피를 마시는 것.
익숙한 손길로 집을 짓고 나면,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멍하니 해먹에 누워있거나, 새소리를 듣거나, 볕을 쬐거나.
대단한 걸 해먹는 것도 아니다.
쓰레기가 덜 나오는 음식 위주로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는 정도.
누군가는 고작 하룻밤에 그렇게 정성을 들여 집을 짓고, 다시 정리하는게 귀찮지 않냐고도 한다.
하지만, 단순하고 반복적인 그 일련의 일이 지금껏 단 한번도 귀찮거나 번거롭다고 느낀 적이 없다, 신기할정도로.
우리가 시간을 들여 정성껏 해내는 각자의 일들을 통해 오히려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도시에서는 굳이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캠핑에서는 집을 짓는 것부터, 모든 것을 우리 힘으로 해내야만 한다.
그렇게 움직이다보면, 잡생각은 사라지고
자연스레 캠핑의 행위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몸이 편한 도시에서는 늘 생각이 많았고, 고민 투성이었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캠핑을 하다보면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이 캠핑의 일과에 집중하게 됐다.
사람이 참 단순해진다고나 할까.
나는 캠핑의 그런 단순함이 참 좋다.
그렇게 비워내야만, 도시에서 다시 채워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이 넘쳐나, 심지어 과부하 상태가 걸릴 정도의 도시에서
우린 너무 많은 걸 쥐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걸 놓치는 아이러니 속에 살고 있으니.
가끔 이렇게 비워내고, 덜어내며, 다시 채워나가는 기쁨.
몇 잔째의 커피를 마시며 나누는 정담한 이야기들.
매일 얼굴을 맞대며 조잘대는 일상이지만,
어쩐지 이렇게 나란한 시간은 새삼스레 더 많은 이야기가 샘솟는 기분이 든다.
꾸욱꾸욱 손 편지를 눌러쓰는 듯, 마음을 담뿍 담아 건네는 한 마디 한 마디.
평소보다 아주 조금은 더 다정한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따스한 시간.
이렇게 캠핑에선 별 거 아닌 것들이 별처럼 빛나곤 한다.
우리를 조금 더 단순하게 해주는 캠핑의 기쁨.
*글: 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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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빅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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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소로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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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포토그래퍼인 빅초이와 <시작은 브롬톤>을 쓴 작가 블리는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생활 모험가 부부입니다.
일상과 여행, 삶의 다양한 순간을 남편 빅초이가 찍고, 부인 블리가 이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