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타야의 시작과 마주하다

츠타야 1호점의 고장, 히라가타 T-site에 가다

by 생활모험가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꼭 그 지역의 서점에 들러보는 개인적인 취향이 있다.
특히 일본의 서점은 어느 지역이든 들러보는데 워낙 개성있는 서점들이 많아,

갈 때마다 늘 신선한 영감을 받고 오기 때문.


P1180219.JPG 교토 케이분샤 서점 (이치죠지)
P1170794.JPG 도쿄 카우북스(나카메구로)와 브롬톤


주로 일본의 독립출판물이나 1인출판물도 다루는 작은 서점들을 좋아하지만, 일정이 바쁠 때는 대형서점에 들러 전체적인 트렌드를 살펴보는 편이다.



P1170820.JPG 브롬톤을 타고 갔던 다이칸야마 츠타야 T-site


특히, 작년 도쿄에 오래 머물렀을 때 들렀던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T-site에서의 시간이 참 기억에 남는다.

타고 온 브롬톤은 테이블 옆에 세워두고,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잔뜩 책을 짊어지고 돌아온 기억.



P1170821.JPG 다이칸야마 츠타야 T-site


덕분에 한국으로 돌아올 때 책으로 두둑해진 캐리어를 끌고 오느라 힘은 들었지만 말이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좀 더 꼼꼼하게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을 예로 들면 커다란 나무가 있는데,
그 그늘 아래서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누가 싫어하겠어요.
CCC (Culture Convenience Club)는 그런 당연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공간과 컨텐츠를 활용해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어요.


매거진비-츠타야 표지.jpg 매거진B 츠타야 편


언젠가 매거진B- 츠타야편에서 읽었던 구절이 떠올랐다.

대단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감정들을 소중히 발전시키는 것. 조금 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는 것들.


IMG_9770.JPG 다이칸야마 츠타야 T-site (츠타야 티사이트)



어른인 체 하는 것이 가능한 공간. 깊이 생각하고 싶을 때, 무언가에 막혔을 때, 교감을 구하고 싶을 때 힌트를 얻고, 그것을 찾아내기까지 풍성하게 제공해주는 곳. 그리고 음악이 있는 서점. 그곳이 바로 CCC가 추구하는 츠타야 T-site이다.


우연히 츠타야 1호점이 오사카 히라가타 시였다는 걸 알게됐다. 1983년, 소비의 황금기를 지나고 있던 시절의 일이다. 컬처 콘비니언스 클럽(CCC/ Culture Convenience Club) 를 모토로 야심차게 문을 연 츠타야가 시작된 곳. 히라가타점이 궁금해졌다.

P1180236.JPG 츠타야 히라가타 T-site


오사카 히라가타 시에 위치한 츠타야 히라가타 T-site는 도쿄 다이칸야마, 후지사와 쇼난점에 이어 CCC가 운영하는 세 번째 점포다. 기존 T-site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생활제안형 백화점을 콘셉트로 하고 있는 히라가타 T-site는, 긴테츠 백화점이 철수한 자리라고 한다. 70년대 백화점이 번성했던 곳에 자리한 것은 지역 활기를 되찾으려는 의미도 있을 터.



P1180237.JPG 츠타야 히라가타 T-site 층별 안내


게이한전철 히라가타시 역에서 내리면 바로 연결되는 츠타야 히라가타 T-site는 감각적이고 화려한 외형으로 확연히 주변 건물에 비해 눈에 띄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P1180238.JPG 츠타야 히라가타 T-site

이곳 히라가타 T-site를 제외하면 주변은 일반적인 지방 소도시의 풍경과 다를 것 없는 모습이 어색하기도 하면서, 이러한 과감한 투자를 한 CCC의 판단이 자못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높은 천장과 통유리로 개방감이 좋으며, 곳곳에 자연광이 들어올 수 있게 연출한 센스가 눈에 띄었다.

P1180241.JPG 츠타야 히라가타 T-site의 서재


단순한 서점을 넘어서 새로운 생활을 제안하는 '생활제안형 백화점' 답게 기본적인 서점 외에도 푸드마켓과 카페, 뷰티숍, 레스토랑, 은행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T-site 답게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었다.
한번 들어가면 오래 머무를 수 밖에 없는 공간. 그러면서도 사용자의 편의에 맞춘 편안하면서도 부담없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1180240.JPG 츠타야 히라가타 T-site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게끔 푹신한 쇼파가 있고, 벽에는 흥미로운 책들이 잔뜩 꽂혀 있는 사랑스러운 서재가 이곳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간이었다.



P1180242.JPG 츠타야 히라가타 T-site


기대 앉았던 푹신한 쇼파에서 아주 잠시, 봄날의 고양이처럼 한 켠에 책을 잔뜩 쌓아놓고 느긋하고 나른한 시간을 보내는 달콤한 꿈을 꿨던 것 같다.




*글: 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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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빅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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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소로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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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포토그래퍼인 빅초이와 <시작은 브롬톤>을 쓴 작가 블리는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생활 모험가 부부입니다.
일상과 여행, 삶의 다양한 순간을 남편 빅초이가 찍고, 부인 블리가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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