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다는 것

당신도 영혼의 단짝과 꼭 함께하길

by 김효정

함께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함께하면서 얻는 것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 편이 생겼다는 안도감은 세상의 모든 일들에서 나를 좀 떨어뜨린다. 세상의 중심에서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에도 내편은 짠하고 나타나 또 다른 세상을 열어준다.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세계. 누군가의 인정도, 찬사도 필요없는 그런 안락하고 편한 세상이 펼쳐진다.

하루종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는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시간은 분명 내편과 있을 때다. 어떤 말을 해도 아니꼽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봐 줄 수 있는 사람.


모든 것이 부족할 때가 있었다.

세상에 중심이 내가 되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런 허기진 마음을 가지고 살았던 때가 있었다. 모든 사람들과 관계가 좋아야 하고,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라고 해도 포기해버리고 마는 그런 소심한 마음을 가졌던 때. 정신적인 압박감은 곧 스트레스가 되어 나를 짓눌렀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외롭기 때문이야.


말수가 적은 동생이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하곤 해서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모든 사람들의 슬픔은 외로움에서 시작되는 거라고.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인기스타로 살면 뭐하나. 결국 다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텐데. 아무리 많은 이들과 함께 어울려도 마음이 허하다면, 그 관계는 깨끗하게 정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수많은 시간을 그렇게 허비하고 나서야, 겨우 그런 시간들이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와는 생각부터가 다른 사람들이 있다. 다르다고, 그가 날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 그는 그대로 두면 된다. 그저 내가 관심을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들에 핀 꽃이나 항상 같은 자리에서 무던하게 자리를 지키는 돌처럼 그냥 자연의 일부로 가만히 두면 된다.



회사 회식이 있었던 날,

술을 곧 잘 하고, 먹는 것을 기쁨으로 여겼던 나는... 술과 음식을 먹는 기쁨이 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안에 어떤 변화가 꿈틀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술과 음식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난 분위기를 달달하게 만드는 술과 맛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오랫동안 회식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적당한 시간에 사람들에게서 빠져나와 그가 올 때까지 잠깐동안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피곤해 보이는 그의 모습, 하지만 나를 위해 밥도 먹지 않고 이곳으로 왔다. 난 언제나 회식 후에 누군가 날 데리러 와주는 상상을 하곤 했다. 술을 먹고 난 후 집에 갈 때처럼 춥고 쓸쓸할 때가 없다. 북적북적 떠들고 즐기다보면 어느샌가 기력은 소모되고 마음도 허전해진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다 갑자기 홀로 남을 때란 아무래도 적응이 필요할 때다.


혼자있어도 좋아!

그렇게 생각했던 날들에서 나는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혼자보다는 둘이 좋다는 것을 알게된 요즘은 누구에게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자신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한다. 그래야 좋은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진다. 지금도 기억한다. 그를 세번째 만났을 때, 왜 몇년 동안 연애를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는 “좋은 사람 만나려고요?”라고 대답했고, 난 “자신이 좋은 사람이면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데요.”라고 덧붙였다.


만났네요, 좋은사람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대범하고 영특했다. 그의 이한마디는 ‘이 사람이 나를 인정해 주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적어도 그 앞에서 나는 특별했고 좋은 사람이었다. 인정. 연인이든 친구든 회사 동료든 인정이라는 의미는 정말 많은 것들을 끌어안을 수 있게한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심어주는가.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 우리 둘은 그렇게 함께 있어서 서로를 알아보고 인정해줘서 빛이났다.


앞으로 함께 걸어가야 하는 관계에서 오는 부피는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가끔은 싸워서 마음에 생채기를 내기도 하지만, 금방 아문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지내는 ‘우리’라는 결속이 생기는 순간, 세상에 내편은 언제까지라도 나를 응원할 것이기 때문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모자라고 부족한 것들에서 오는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