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고 부족한 것들에서 오는 행복

완벽하지 않아도, 잘하지 않아도

by 김효정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욕실로 향한다.

비몽사몽 한 정신으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이를 닦는다.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말리고 스킨과 에센스, 로션, 선크림을 바르고 화장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집에서 나가야 할 시간이다. 6시 40분. 늦어도 이 시간에는 집에서 나와야 원하는 시간 안에 회사에 도착할 수 있다.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8시에서 8시 10분 사이. 출근시간은 8시 30분이지만, 조금 일찍 오는 것이 책상도 정리하고 이렇게 글도 쓸 수 있는 여유도 생기기 때문에 늦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8시에 회사에 도착해도 몇몇 출근해 있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집이 멀거나 이른 아침을 시작하는 부지런한 이들. 대중교통에서 누군가에게 치이거나 허덕이기 싫은 사람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뭐 이건 단지 내 추측일 뿐이지만.


회사에 오면 가장 먼저 커피를 내린다. 오늘을 무사히 버틸 수 있게 하는 힘. 그건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잔에서 온다. 나가 있던 정신을 다시 내 몸에 끌어다 안착시킬 수 있는 마법 같은 음료. 그리고 마음의 안정. 이건 카페인의 힘이라고 할 수 있을까. 커피를 내리면서 둥굴레차 티백을 뜨거운 물에 넣어 우린다. 이렇게 준비된 커피와 차를 내 책상으로 가져가면서 자리에 앉으면 정말 회사 일과의 시작이다.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

자리에 앉는 순간 너는 너, 나는 나 각자의 업무가 시작된다.

무엇이 그렇게 바쁜지 타탁 타닥거리는 타자기 소리만이 조용한 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여유를 가지려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입안에 밀어 넣고, 퍼지는 향기와 따뜻한 온기에 안도감을 느낀다. 정말 출근하기 싫은 날도 이 작은 안도감으로 편안해지고,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시간 분배를 스스로 하고, 마감 일정에 맞게 스케줄을 짜고, 그것에 맞게 퍼즐 조각을 맞춰가듯 하나씩 그림을 그려나간다.



일할 수 있는 삶, 그리고 익숙한 일을 하면서 걱정이나 두려움, 부담감을 덜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행복인지도 모르겠다. 일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다음부터는 일이 아닌 자신의 생활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조금 모자란 듯하면서 부족한 삶에 오히려 나 자신이 편안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그렇게 또 물들어가고 정지한다. 이런 마음이 좋다 나쁘다고 구분할 수는 없지만, 그냥 평범하게 살면서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그 길을 걸으면서 주변을 한번 더 돌아보게 된다. 그래도 읽고 쓰는 일은 멈추지 말아야지. 언젠가는 가장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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