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건네는 말의 힘

by 교교

한 학생을 보고 누군가 말합니다. “쟤 맨날 사고 치던 애인데 이제야 조금 조용하네.” 또 다른 학생을 보고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OO는 요즘 많이 노력하는 것 같네. 예전보다 긍정적으로 달라졌어.” 눈치채셨겠지만, 사실 한 학생을 보고 다른 두 어른이 한 말입니다. 아이는 지켜볼 때마다 행동이 달라진 것도 아니고, 전혀 새로운 상황이 생긴 것도 아닙니다. 다만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이 다를 뿐입니다.


어떤 이들은 아이의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를 바라봅니다. 그래서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도 ‘원래 사고를 많이 치던 아이인데 요즘 잠깐 조용한 상태’로 이해합니다. 변화가 보이더라도 그것을 변화로 받아들이기보다 잠깐 나타난 예외적인 모습 정도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아이의 현재와 미래를 중심으로 그 너머에 있는 가능성을 봅니다. 예전에 좋지 않은 모습이 있었지만, 현재 아이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더 주목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같은 행동을 보고도 "네가 요즘 노력하고 있구나", "조금씩 달라지고 있구나"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게 됩니다.


같은 아이, 같은 행동인데도 아이에 대한 평가는 이토록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아이는 ‘말썽만 일으키는 아이’가 되기도 하고, ‘지금 변화하고 있는 아이’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생각보다 작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종종 어른들이 붙여주는 이야기 안에서 자신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붙여준 말은 시간이 지나면 아이 마음속으로 들어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기준이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내면화라고 합니다.


따라서 어른들이 반복해서 “쟤는 원래 저런 애야”라고 말하면, 아이는 어느 순간 그것을 자신의 모습이라고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반대로 “전보다 좋아지고 있네”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듣는 아이는 자신의 변화 가능성을 조금 더 믿게 됩니다.


그래서 저 역시 학교에서 아이들을 바라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있는 그대로 아이의 모습을 봐주고 있는 것인지, 혹시 예전에 알고 있던 모습 때문에 지금의 변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아이들의 행동은 하루 아침에 갑자기 달라지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변화는 아주 작고, 조금씩 나타납니다. 그래서 그 변화는 쉽게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변화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이야기로 설명해 주느냐에 따라 아이가 경험하게 되는 자신과 세상은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내 앞에 있는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붙여 줄 것인지 어른으로서 고민해봐야 합니다. 같은 아이일지라도 두 개의 다른 이야기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때때로, 그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