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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티 Apr 16. 2024

걔 원래 좀 이상한 아이야

상담교사로 살아남기

사람들이 쉽게 사용하는 말 중 "이상한 사람이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하면 상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되어버리고, 상대가 이상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어떠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가장 쉽게 문제에 접근하는 태도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날 때도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학생에게 드러나는 문제들을 설명하기 위해 어른들을 노력한다. 예를 들어 가족 구조나 형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집에 이런 문제가 있다네요."라고 하는 식이다.


이 시기가 지나 긴 시간 만성화된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을 지속적으로 상대하다 보면 동료들은 점차 지쳐간다. 물론 십분 이해한다. 학생은 교사나 어른에게 적대적이고 교묘하며 통제하기도 어렵다. 지도상에 큰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제 그 학생을 두고 어른들은 "걔 원래 좀 이상한 아이야."라고 말하게 된다.


이러한 태도는 학생을 가령 '순수한 악'으로 보거나 원래부터 '이상한 학생'으로 만들어 버리므로 왜 그런 어려움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우리가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나타났을 때 '사이코패스'로 분류되면 다른 어떠한 설명이 필요 없어지는 것과 같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 상대방을 이해하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끌어내리는 방법이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악하거나 이상한 사람은 없다. '이상하다' 기준 또한 시대나 보편성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어른에게 적대적이거나 문제행동을 많이 보이는 학생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동기에 좀 더 이해하고 공감할 필요가 있다. 학생은 나름 십수 년 살아오며 생존에 필요한 자신만의 기술을 터득한 것이다. 가장 가까운 어른(부모)들과의 사이에서 발생한 불신과 학대, 정서적 단절 경험한 학생이 있다고 하자. 이 학생은 어른들을 믿지 않고 의심하며 적대적으로 대하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와 같은 사례에서 학생이 변화 수 있는 계 또한 자신을 믿어주는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을 만나는 것으로부터 다.


아이들은 변화할 수 있다. 적어도 어른보다는 더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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