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할 기회를 잃어버린 아이들

by 교교

저는 30대 중반으로, 윗세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대가족 속에서 경험한 애정의 결핍이나 좌절된 진로 등에 대한 어려움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처참한 출산율이 말해주듯, 저와 비슷한 연령대의 부모들은 자녀를 한 명 또는 두 명 낳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렵게 결심해서 자녀를 하나 혹은 둘 낳은 세대는 귀한 자식을 애지중지 잘 키우고자 하는 마음과, 자신이 받은 결핍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동기가 더해져, 이제는 자녀에게 지나친 관심과 애정이 오히려 독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저희 가정만 해도 그렇습니다. 하나뿐인 자녀를 부모인 저희 부부가 늘 지켜보고 있을 뿐 아니라, 친가와 외가의 조부모님들 또한 손자녀가 저희 가정의 아들 하나 뿐입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많은 관심과 애정 속에서 자란 아이들의 경우, 좌절할 기회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좌절을 겪을 만한 순간마다 아빠나 엄마가 ‘짠’ 하고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조부모님들 또한 만날 때마다 아이의 욕구를 바로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좌절할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아이가 혼자서 문제를 헤쳐 나가거나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빼앗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원하는 것을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보는 경험과, 해결되지 않은 어려움을 숙고하며 스스로 해결해 보는 경험이 부족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아이가 노력 없이도 원하는 장난감이나 용돈, 가고 싶은 여행, 먹고 싶은 것들을 손쉽게 획득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되면, 어떤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좌절에 대한 인내심을 기르는 데 큰 방해가 됩니다.


다른 문제는,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보상과 관심들이 너무 당연해지면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상대방을 왜 공감하고 배려해야 하는지를 잘 알지 못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과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요즘 학생들이 너무 풍족해서 그런지 고마움을 잘 모르고 표현하지 않는다고들 말합니다. 선생님이 햄버거를 사비로 사줬는데, 한 학생은 왜 세트를 사주지 않았냐고 따졌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이러한 요즘 세대의 모습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일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자녀를 이기적이고 좌절에 대한 인내심이 부족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는 아마 없을겁니다. 이제는 자녀를 위해 좌절할 기회를 의도적으로 부여해야 할 때입니다. 실수와 좌절을 통해 고통을 겪고, 그 안에서 스스로 성장하며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인간이 가장 깊이 학습하는 순간은, 바로 실수를 통해 배울 때라고 합니다.


이제는 우리 자녀들에게 해주었던 즉각적인 반응과 보상(충족)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자녀의 좌절을 함께 견뎌줄 차례입니다. 자녀의 좌절을 즉각적으로 대신 해치워 주는 것은, 부모로서 자신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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