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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티 Apr 24. 2024

좌절할 기회를 잃어버린 아이들

상담교사로 살아남기

나는 30대 중반으로 윗세대대화해 보면 대가족 속에서 결핍된 애정과 좌절된 진로 등에 대한 어려움을 자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처참한 출산율이 말해주듯 나와 비슷한 연령의 부모들은 자녀를 둘을 낳거나 거의 하나를 낳는다. 어렵게 결심해서 자녀를 하나 혹은 둘 나은 세대 귀한 자식을 애지중지 잘 키우고자 하는 마음과 내가 받은 결핍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동기 등이 합쳐져 이제는 자녀에게 지나친 관심과 애정이 독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가정만 해도 그렇다. 하나뿐인 자녀를 부모 둘 다 상시 지켜보고 있을 뿐 아니라 친가, 외가 조부모님 또한 손자녀가 우리 가정의 아들 하나뿐이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많은 관심과 애정 속에서 자란 아이들의 경우 좌절할 기회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좌절을 겪을만한 순간마다 아빠나 엄마가 짠하고 나타나기도 하고, 조부모님 또한 만날 때마다 아이의 욕구를 채워주때문이다.


좌절할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뜻은 혼자 문제를 헤쳐 나가거나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빼앗기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원하는 것을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 보는 경험과 해결하지 못한 어려움을 숙고하며 해결해 보는 경험이 부족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아이 노력 없이 원하는 장난감과 용돈, 가고 싶은 여행, 먹고 싶은 것들을 쉽게 획득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되면 어떤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필요 없어진다. 이것은 좌절에 대한 인내심을 키우는데 방해가 된다.


다른 문제는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보상과 관심들이 지극히 당연해지면서 자기중심적인 사고, 상대방을 왜 공감하고 배려해야 하는지 잘 모르게 된다. 학교 현장에서 교과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요즘 학생들이 너무 풍족해서 그런지 고마을 잘 모른다고 얘기하신다. 햄버거를 사비로 사주면 왜 세트를 사주지 않느냐고 되려 따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즘 세대의 모습들 시대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일지라도 내 자녀 이기적이고 좌절에 대한 인내심이 없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이제 자녀들을 위해 좌절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실수와 좌절을 통해 고통을 겪게 하고, 스스로 성장해 가며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간이 학습이 제일 많이 이루어지는 순간은 실수를 통해 배울 때라고 한다.


이제 우리의 자녀들에게 해주었던 즉각적인 반응과 보상(충족)으로부터 한걸음 물러나 자녀의 좌절을 함께 견뎌줄 차례이다.


자녀의 좌절을 즉각적으로 대신 해치워 주는 것은 부모로서 자신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도록 선택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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