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나요?

by 교교

부모로서 자녀에게 얼마나 안전한 존재인가요? 제가 부모 상담이나 특강을 할 때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안전한 부모가 되어주는 것은, 제가 알고 있는 지식 안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은 물리적으로 자녀를 지켜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물리적인 보호는 부모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제가 말하는 ‘안전한 부모’란, 심리적으로 자녀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부모를 의미합니다.


안전한 부모에게 자녀는 많은 것을 의논하고,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님과 의논하거나 부모님의 품에 안겨 펑펑 울고 싶지만, 정작 부모님께는 이야기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부모님이 안전한 존재가 아니라고 느끼는 학생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합니다.


상담교사: “부모님께 말씀드리는게 어떨까?”

학생: “부모님께는 절대 말하면 안돼요.”

상담교사: “뭐라고 말하실 것 같아?”

학생: “화내시거나, 제 잘못이라고 할 것 같아요.”


위와 같은 학생들이 하루아침에 부모님께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성장 과정에서 사소한 고민부터 중대한 어려움까지 부모님께 이야기하지 못했던 경험들이 누적된 결과입니다. 학생들은 나름대로 축적된 경험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자녀에게 안전한 존재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이유는,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그 반응이 ‘처벌’로 돌아오는 경우입니다. “네가 어떻게 행동했길래 그렇게 된 거니?”, “잘~했다, 그럴 줄 알았다.”와 같은 반응은 자녀의 행동을 꾸짖는 처벌적인 반응입니다. 부모님과의 상호작용 결과로 자녀가 반복적으로 처벌을 경험하게 되면, 그 행동의 빈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는 자연스레 다시 이야기하려는 시도를 줄이게 됩니다.


또한 무심한 반응도 자녀에게는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게 합니다. 중대한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다 지나갈 거야. 나도 겪었던 일이야.”라고 하시거나,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으신다면, 자녀는 그 고민을 다시 이야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부모님께 걱정을 끼칠까 봐 고민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자녀가 고민을 이야기했을 때, 부모님께서 자녀보다 더 불안해하시고 걱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한다면, 자녀 또한 그 불안을 고스란히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자녀는 오히려 부모님께 부담을 줄까봐, 더 이상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부모에게 자녀는 고민을 잘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바로 자녀에게 ‘이불 같은 존재’가 되어주는 부모입니다. 자녀가 힘들 때 이불 속에서 편히 몸을 쉬듯이, 부모님의 품 안에서 마음을 쉬고, 또 원할 때는 그 품을 벗어나 세상을 마음껏 탐색하고 모험하도록 돕는 것. 그러다 다시 힘이 들면, 부모님의 품에 안겨 다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런 뒤에서 든든히 버텨주는 이불 같은 존재 말입니다.


자녀가 어릴 때는 울음을 터트리면 부모님이 안아주고, 깜짝 놀라면 괜찮다고 안심시켜 주어야 합니다. 자녀가 성장하여 어떤 고민을 이야기할 때는 “정말 많이 힘들었겠구나.”라고 공감과 위로를 해주시고, “어떻게 해결하고 싶니?”라고 물어보며 자녀 스스로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 주시는 부모라면, 자녀는 결국 스스로 해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든든히 버텨주는 부모님의 넉넉한 품 안에서, 좌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또 하나의 마음이 자라고, 그 마음이 결국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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