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불안을 이용하지 말기
상담교사로 살아남기
아동청소년기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아이의 자율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부모 말에 논리적으로 대꾸하거나 통제를 벗어나는 일도 흔하다. 그럴 때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 '처벌'이다.
처벌은 자녀의 행동을 감소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처벌'에는 널리 알려져 있듯이 정적처벌과 부적처벌이 있다. 정적처벌은 자극을 제시해서 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극단적으로는 체벌을 하는 것과 흔히는 잔소리, 꾸짖기 등의 행동이 있다. 요즘은 신체적으로 체벌을 하는 것은 명백한 아동학대에 해당하므로 사례를 거의 보지 못한다.(그래도 가끔 존재한다.)
반면 부적처벌은 자극을 제거시켜 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싫어하는 행동을 없애지 않으면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빼앗는 것이다. 시험성적이 좋지 않으면 성적이 오를 때까지 외출금지를 시킨다거나, 잘못을 하면 핸드폰을 압수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적 처벌이 '처벌'에 해당한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느끼는 부모들이 많지만, 부적처벌 같은 경우에 행동을 제한하는 것이 처벌이라는 것을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처벌에 해당한다.
자녀를 양육할 때 '처벌'을 사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강화보다 효과도 좋지 않을뿐더러 때로는 역효과를 부르기 때문이다. 자녀가 지속적으로 처벌의 대상이 되면 반항심도 생기고, 부모와 대화를 통한 협의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한 행동교정을 위해 잘못한 행동에만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자녀는 부정적 사건에만 관심을 두는 부모로부터 '부정적인 일로 관심 추구하기'를 오히려 강화받을 수도 있다.
이처럼 처벌의 원리는 단점이 많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게 되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처벌의 이면에는 자녀의 불안을 자극해서 행동을 감소시키는 측면이 있음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
먼저 정적처벌을 통해 자녀가 불안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잘못된 행동을 하면 체벌을 받거나 혼이 나게 될까 봐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부적처벌의 경우에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건이나 좋아하는 활동은 제한받게 될까 봐 불안을 느끼면서 행동을 감소시킨다.
자녀에게 불안을 유발해 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은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통제수단일 수 있으나, 자주 사용하는 것은 자녀에게 심리적으로 좋을 것이 없다.
잦은 처벌은 경험한 자녀는 부모로부터 자주 불안을 느끼게 됨은 물론이고, 일방적으로 처벌 받은 경험만 있어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은 부족하게 된다. 자칫 자녀를 처벌을 피하기 위해 급급한 수동적인 사람으로 만들기 쉽다. 이러한 처벌에 익숙한 수동적인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될수록 반항심이 생기면서 부모로서 완전히 권위와 통제를 상실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자녀가 교정할 행동이 있으면 좀 더 간단하고 명확하게 알려주면 된다. 하지만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10번이 될수도 있고 100번이 되기도 해서 '처벌'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다시 금세 차오를 수 있다. 하지만 간단하게 말해도 아이들은 대부분 무슨 말인지 충분히 알아듣는다. 자녀들도 행동수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이를 함께 견디는 시간도 필요하다.
양육에 자녀들의 불안을 이용하기보다는 칭찬(강화)과 관심을 통해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