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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 먹고 잘 산다는 말은 사실일까?

by 교교

현대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욕구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지는 이미 수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보아도 스스로가 가장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혼자서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목받은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처럼, 과연 혼자서도 잘 먹고 잘 산다는 말은 사실일까요?


학교에서 대인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상담실로 찾아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혼자서도 잘 먹고 잘 지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반에 25명 남짓, 한 학년에 20~30명, 한 학교에 800~900명이 속한 집단 안에서, 학생이 학교생활을 홀로 보내며 별일 없이 지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사회에 나가면 직장생활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선택적으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여전히 직장생활에서는 집단 생활이 계속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디지털노마드족이나 경제적 자유를 이룬 일부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직장에 다니며, 원하든 원치 않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해 나가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에서의 연대는 과거보다 약해졌으며, 직장 외의 삶에서는 혼자서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졌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하나로 대부분의 구매활동이나 간단한 업무들을 해결할 수 있고, 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도 넘쳐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매체를 통해 만나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친구나 지인 같은 역할을 일부 대신해주는 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더불어 SNS의 발달로 인해, 굳이 실제로 알고 지내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마음에 들거나 친근하게 느껴지는 타인의 삶을 쉽게 엿볼 수 있게 되었고, 반대로 나의 삶을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노출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많아졌습니다. 사람들은 굳이 전통적인 오프라인 만남에 얽매이지 않아도, 자신과 결이 더 맞는 사람을 찾아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혼자서도 잘 지낸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 역시, 그것을 매개로 하여 다시금 타인과 소통하고 관계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는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본질적으로 혼자 살아가기 어려운 존재임을 보여주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그럭저럭 혼자 살아가기에도 괜찮은 환경은 마련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 완전히 ‘혼자’가 되어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그것을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발달 덕분에 사람들은 약한 연대를 맺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일정한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완벽한 고립 속에서 잘 먹고 잘 살기’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침팬지 무리에서 홀로 떨어져 숲에 남겨진 침팬지의 생존 확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처럼, 인간 또한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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