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학생들을 만나보면 슬퍼하거나 눈물짓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에서 가장 많이 호소하는 아이들의 어려움은 무력감과 무가치감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일상생활을 지속할 만한 의미도 없거니와, 무엇보다도 그럴 힘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울한 아이들은 학교에 등교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 일단 등교했다면 수업시간에 앉아 있는 것, 심지어 상담실에 찾아와 말할 기운조차 없다고 토로하기도 합니다.
또한, 우울하게 되면 집중력과 사고력이 떨어지면서 멍한 상태가 지속됩니다. 기분까지 처지는 상황에서 멍하기까지 하니, 정상적으로 학업을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들의 우울한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는 이를 핑계라고 생각하시기 쉽고, “너는 학생이니까 학교에 가서 출석 인정만이라도 받아라”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이런 경우, 학생은 원치 않는 등교를 억지로 하게 되면서 부모와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자신은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또 다시 좌절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는 전형적으로 우울을 악화시키는 사이클입니다.
우울은 반복되는 좌절 경험으로 인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도파민(Dopamine)의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며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이는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으로, 생각보다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의사의 진단 하에 약물을 처방받아 신경전달물질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고, 뇌가 잘 기능할 수 있을 때까지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물이 효과를 보기까지는 사람마다 걸리는 기간이 다르고, 우울 자체가 드라마틱하게 상황이 호전되기보다는 서서히 좋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간 학생과 주변의 가족, 그리고 교사의 인내도 필요합니다.
어른들의 경우에도 우울이 심한 상태라면 병원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휴식을 취하라고 권유하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울한 아이들을 몰아붙이며 학교에 억지로 나오게 하는 것은 좋은 해결 방법이 아니라, 오히려 사태를 빠르게 악화시키는 방법이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