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배우는 것으로는 알 수 없는, 꼭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는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랑하는거요. 꼭 연인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받는거든 주는거든 다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
강아지를 입양하기 전 각종 반려동물 관련 어플들을 뒤져가며 ‘키우기 좋은 강아지’에 대해 고민했었다. 검색에 검색을 거쳐 요즘 가장 대중적으로 키운다는, 성격도 좋고 털빠짐도 적고 똑똑하다는 푸들로 마음이 기울었었다.
하지만 우리집에 올 단 한 마리의 푸들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이미 검색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나는 반쯤 포기 상태로 기울었다가 어느 퇴근 후 저녁 엄마의 시무룩한 표정을 보고 다시 어플을 켰다.
"엄마 이 사진 좀 봐봐."
"예쁘네. 근데 여태까지 봤던 애들이랑은 좀 다르게 생겼네."
가정분양으로 올라온 치와와였다. 눈이 왕방울만하고 다리 한 짝이 내 손가락보다 작아 보이는 새끼 강아지였다. 아직 '키우기 좋은' 강아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나는 여러 형제들 중 하나뿐인 여자아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만날 약속을 잡았다.
약속 당일은 햇빛이 심하게 뜨거운 여름의 한낮이었다.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도중 여자아이가 다른 곳으로 입양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제 남자아이 둘만 남았다는데 나는 기왕 여기까지 온 거 가서 직접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형제는 부모와 함께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거실에 있었다.
사실 나는 그 때까지 짜증이 난 참이었다. 후끈거리는 아스팔트 길을 걷고 또 걸어 차를 여러 번 갈아타고 오던 중 받았던 분양자의 연락은 반가운 내용이 아니었다. 어떠한 정보도 없이 개인이 올린 사진 하나 보고 길을 나선터라 믿고 가도 되나 의심도 피어났었다.
하지만 내 머릿 속의 온갖 잡념들과 육체적 피로는 새끼 강아지들의 꼬물거림을 마주하는 것만으로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엔 탄성만 남았다. 나는 조그만 울타리 앞에 어정쩡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 한 가지 말 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가 되었다.
"어떡해... 너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