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직접 음식을 만들었다.

by 김지은이

이사온 첫 날 저녁 편의점에서 나는 새로 맞닥뜨린 고민에 빠져 있었다.

우리가 먹을 저녁거리를 사러 나온 참이었는데

엄마 입맛에 뭐가 맞을지 감이 잘 안 잡혀서 한참을 편의점을 뱅뱅 돌았다.

동생에겐 아무거나 사다줘도 될 것 같았지만 엄마가 먹을 음식엔 신경이 많이 쓰였다.

꽤 고민을 한 끝에 미역국 컵밥을 골랐다.


조리를 막 끝낸 컵밥은 너무 뜨거워서 엄마가 잘 못 먹으면 어쩌지 걱정스러웠다.

숟가락에 담긴 밥알을 후후 불어서 아기 먹이듯이 엄마에게 먹여줬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엄마를 환자로 대했던 것 같은데 엄마가 그런 걸 무지 싫어한다는 것도 이젠 안다.


짐정리도 끝내고, 식탁도 마련하고, 이제 좀 더 모양을 갖춰서 식사하게 됐을 즈음의 어느 날에 엄마가 가스렌지 앞에 섰다.

그리곤 울퉁불퉁한 계란말이를 만들어냈다.

모양이 예쁘지 않다, 맛이 있을지 모르겠다, 걱정을 한가득 풀어놓았다. 엄마는 항상 염려가 많은 사람이었다.


"맛있어! 완전 맛있는데!"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호들갑을 떨었다.


"정말?"


엄마의 표정이 편안하게 풀어진다. 염려가 많았던 만큼 안도도 큰 사람.

엄마의 풀어지는 표정을 보며 내가 느꼈던 감정은 뭐였더라? 안심이었나? 뿌듯함이던가?

모르겠다. 그냥 그런 엄마의 표정을 더 많이 보고 싶었다.


아무튼 뭔가를 만들어야겠단 생각을 하고, 행동에 옮기고, 결과물까지 내는 엄마의 모습은 아주 새삼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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