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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

by 리나

어릴 땐 멀맀다 시간이 이렇게 소중할 줄은

몇년 전만해도 느끼지 못한 감정이 요즘 나를 자주 붙잡는다.

30대 후반, 나이를 먹는다는 게 이렇게 마음 한켠을 묵직하게 만드는지 몰랐다.


나이 듦이 조금은 서글프다.

청춘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


청춘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반짝하고 빛나는 말인지

그때는 미처 몰랐다.

어릴 땐 깨닫지 못했던 것을 이제야 조금씩 이해한다.

그 순간 조금은 숙연해진다.


나는 그저 하루하루 채우며 살아왔다.

눈앞의 일들을 해결하고

매일을 버텨내는 데만 집중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는 문득 깨닫는다.

흘러가는 이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것을


미련한 미련이라는 걸 알면서도,

주어진 시간 의미있게 살지 못한 게 아쉽다.


30대 후반이면, 어느 정도 부를 쌓고

삶의 계획을 이뤄가고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돈을 많이 모은 것도 아니고,

임신에도 성공하지 못했으며,

퇴사 후 재취업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것이 아쉽고, 마음 한켠이 서글프다.


무엇보다 내가 늙어가는 만큼

나이 든 엄마를 떠올릴 때면, 마음이 저릿하다.


나는 안다.

미련으로 시간을 채워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흘러가는 시간을 원망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

그렇게 느낀 만큼,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

어릴 때 무심했던 것들을 이제는 시도하고,

두드리고, 실천해야겠다.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조금 더 진심인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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