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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콩 Jul 09. 2018

한류를 삼킨 넷플릭스

동남아 여행에서 찾은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동남아 여행에서 찾은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쿠알라룸푸르의 가장 번화가인 부킷빈탕(Bukit Bingtang)에서 유재석이 출연하는 "BUSTED" 광고물을 발견했다. 그것도 부킷빈탕에서 가장 핫한 거리에서 말이다. 미국 회사가 한국 콘텐츠를 가지고 동남아에 광고물을 붙이고 있으니 전세계의 콘텐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넷플릭스의 자체 콘텐츠 제작은 봉준호 감독과의 '옥자'로 유명했지만 옥자라는 콘텐츠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은 기존의 한류의 이미지 보다는 한국의 명성이 높은 감독과의 콜라보레이션의 느낌이 더 강했다. 유재석과 이광수 등 한국 예능의 대표를 얼굴로 한 예능을 제작한 것은 한류를 활용해보겠다는 포석이 보이는 전략이다.



넷플릭스가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유


넷플릭스는 2018년에 8조 6000억원의 예산으로 자체 글로벌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콘텐츠의 상품의 특성상 복제가 자유롭고 독점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시에는 플랫폼의 서비스의 경우에도 가격 이외에 차별화가 어렵다. 예를 들면 '부산행'을 IPTV에서도 왓챠플레이어, 옥수수tv 같은 국내의 OTT서비스로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자체 콘텐츠를 보유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진출은 콘텐츠 확보를 위한 초석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에 많은 언론들이 각자의 입장을 내놓았었다. 넷플릭스가 한국의 콘텐츠 시장의 메기가 될 것인지 황소개구리가 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현재로서는 넷플릭스의 한국 가입자 규모가 20~30만 규모로 한국 시장의 진출이 성공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쿠알라룸푸르에서 발견한 넷플릭스 광고는 한국 콘텐츠을 활용해 더 큰 시장을 바라보는 넷플릭스의 묘수가 보였다.


국내에서 5000만 달러(약 600억원)을 투입해 봉준호 감독과 '옥자'를 제작했었고. 인기드라마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를 영입해 '킹덤'을 제작 중이기도 하다. JTBC와는'비정상회담', '맨투맨' 등 600시간이 넘는 드라마와 인기 콘텐츠의 글로벌 독점 방영권도 얻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동남아 시장에서 유료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한국 콘텐츠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향후 해외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유료 가입자를 끌어 모을지는 자체 제작 콘텐츠와 양에 달려 있다. 한국 콘텐츠를 이용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향후 중국 시장을 노리는 전략이다.



가성비 좋은 투자처, 한류


한국 콘텐츠는 가성비가 뛰어나다. 김은희 작가의 <킹덤>은 회당 제작비가 12억~15억원이다. 국내 드라마 중에서 가장 많은 제작비를 투자한 <도깨비>는 회당 9억원이 들었다. <킹덤>의 제작비가 많아 보이지만 <왕자의 게임>은 회당 제작비가 700만 달러(80억원)수준으로 아시아 문화권(중화권, 동남아)에서 포괄적으로 유통이 가능한 한국의 콘텐츠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넷플릭스 제작 콘텐츠의 전략적인 캐스팅은 눈여겨 볼만하다. 넷플릭스는 서비스 국가별로 파급력을 고려한 배우 섭외로 콘텐츠 파급력을 기획해나가고 있다. 7월 7일부터 방영된 '미스터 선샤인'에서는 이병헌을 중국과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고 할리우드 스타라는 점을 고려하여 캐스팅했다. "내수용이 아닌 수출용"으로 기획된 미스터 선샤인은 넷플릭스와 방영권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금액이 300억원 규모라고 한다. 전세계 1억 2,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 덕분에 한국은 세계 시장에 경쟁력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되었다.


한류의 숙제는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삼엄한 세관에서 미얀마 세관 공무원이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말을 건네 온적이 있다. 한국어를 어디서 배웠냐고 물었더니 "러닝맨"을 보면서 배웠다고 한다. 한국인에게 호의를 가지게 하는 한류. 동남아 모든 국가에서 한류 콘텐츠가 인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류의 인기와 수익과는 별개의 문제다. 중국에 많은 한류 콘텐츠를 판매했지만 결국 수익은 중국의 배급사가 얻었다. 콘텐츠 생산 능력도 중요하지만 현지의 배급망을 전략도 매우 중요하다는 문제다. 결국에는 플랫폼 사업자가 수익을 독점할 수도 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렇기에 콘텐츠 생산과 콘텐츠 글로벌화 두 가지 모두 고려해야한다. 어려운 숙제다.


※ 참고자료 :

1.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캐스팅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한다, 녹색경제신문, 2018.06.17

2. 넷플릭스한국 콘텐츠팀 시동, 왜, 더피알, 2018.04.09

3. [한준호의 IT스캐너] 넷플릭스의 한국시장 공략, '가입자'아닌 '콘텐츠 확보'

4. 넷플릭스... 드디어 '한류의 땅' 겨냥하다.

5. 이변헌 회당 출연료 2억원?... 판 커진 드라마 시장, 한국일보, 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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