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농업개발, 그리고 우리 농업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식량의 자급자족을 이룬 녹색혁명은 실로 엄청난 변곡점이었다. 대한민국의 녹색혁명은 종자 기술의 혁신, 근면, 자조, 자립정신을 기반으로 한 새마을 운동, 제철, 화학 산업의 발전 등이 성공적으로 맞물린 시대의 성과였다. 농업 ODA사업을 수행하면서 산업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미얀마에서 녹색혁명이 이루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미얀마는 농약, 비료, 농기계 같은 투입재 부족으로 광대한 토지를 보유했음에도 농업 생산성이 동남아에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대부분의 투입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유통되고 있는 제품 또한 품질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신뢰도 또한 매우 낮은 상황이다.
미얀마에서는 60%가 넘는 노동력이 농업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도의 농업부문의 GDP 성장률을 살펴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의 높은 성장률에 비해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구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면서도 산업은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식 축적이 이루어져 있지 않아 구조 전환이 이루어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업은 종자산업으로 시작해서 농기계, 수확 후 관리 기술, 물류에 이르기까지 부대 산업이 큰 산업이다. 미얀마에서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생산 중심 기술에 머물고 있다. 미얀마의 농업 현장에서는 잘 생산된 농산물까지도 RPC(미곡종합처리장) 같은 수확 후 관리기술이 부족해 낮은 품질로 시장에 유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미얀마에 혁신의 바람이 불어올 수 있을까? 개도국에서 유니레버, P&G 같은 생활용품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함에 따라 환경, 보건 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글로벌 대기업이 시장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위생 제품을 홍보하면서 얻는 보건환경 개선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 농업 기업의 미얀마 진출은 미얀마 농민의 의식을 대대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유입은 미얀마 농업에 기계화와 기술도입에 변곡점을 만들어 낼 것이다.
참고 영상 : https://www.ted.com/talks/myriam_sidibe_the_simple_power_of_hand_washing
농업 부문 ODA사업을 통해서 국내의 우수한 농기계와 측정기기들이 현지 농업에 도입되고 있다. KOPIA센터에서는 농업현장에 파종기를 수입해 지원했었는데 간단한 농기계 도입만으로도 확연한 농업 생산성 변화를 목격했다. 수확량 증대 효과를 직접 경험한 미얀마 연구원들은 적극적으로 농민들에게 농기계 도입을 권장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한국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ODA의 목적이 수출 진흥에 있지는 않다. 하지만 ODA사업이 국내 기술을 현지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면 함께 번영하는 경제적 협력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때다. 정부와 기업 모두가 함께 경제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이 글은 미얀마 한인 비즈니스 매거진, 실과 바늘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