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라이프스타일 접근 마케팅 사례(쌀)
마스다 무네아키는 저서 <지적자본론>을 통해 달라진 소비환경에서 고객들은 단순히 제품을 부족한 물자를 충족시키는 것 뿐만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과잉된 상품의 시대에서 고객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특별한 의미와 감성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기업은 '제안'과 '기획'을 통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이제 단순히 상품의 제작이 아니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고도의 제안능력이 필요합니다.
츠타야 서점에서는 책, 영화, 음악을 한곳에서 판매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지금의 소비시대를 '서드 스테이지(3rd stage)'라고 명하고 있습니다.
퍼스트 스테이지 : 물건이 부족한 시기에 어떤 상품이건 사용 목적만 충족하면 팔리던 시기
세컨드 스테이지 : 물건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구매장소(고객접근성)가 선택기준이 되는 시기
서드 스테이지 : 물건과 구매할 수 있는 장소가 포화된 시점. 정보 속에서 삶의 가치를 높여주고 고객의 선택을 돕는 제안 능력이 중요한 시기
그렇다면 '서드 스테이지(3rd stage)'는 츠타야 서점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을까요? 작년 도쿄에서 리서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이칸야마에 있는 츠타야서점에 들렸었는데 츠타야 서점의 제안 능력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츠타야서점은 책이라는 카테고리를 뛰어넘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었는데, 예를 들면 디저트 잡지가 모여있는 곳에 빙수기와 빙수기 재료가 판매되고 패션과 관련된 책 주변에는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의류들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텍스트의 디지털화로 도서시장이 축소된다는 위기감을 불식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농산물에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요. 오늘은 쌀에 라이프스타일을 더한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독일 브레멘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인 '라이스헝거(reishunger)'는 세계 각지의 농가에서 최고 품질의 쌀을 모두 모아 온라인을 통해 불필요한 중개인 없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Reishunger'는 모든 쌀은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곡물의 품질은 재배 지역의 자연 조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쌀마다 특별한 품질과 맛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Reishunger'는 단순히 판매 품종을 다양화하는 것이 아니라 곡물마다 가진 고유의 맛과 향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reishunger에서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쌀 종류를 소분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에 발맞춘 마케팅으로 한끼에 먹고 끝낼 수 있게 포장했습니다. 또 포장 안에 내용물이 보이니 제품의 믿음을 더한 패키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장을 뜯고 볶기만 하면 되는 상품으로 직관적으로 편리함을 보여주고 동시에 상품의 신선함, 안전함을 자신있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1차 생산물인 쌀에 밥솥, 쿠킹 키트 같은 구성이 더해졌다는 점은 농산물 브랜딩이 원형 농산물만을 포장해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제품이나 서비스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정신이 묻어나 있습니다. 쌀로 카테고리 킬러 상품을 제안하고 있는 점이 무척이나 재밌어서 보입니다. 좋은 밥을 먹으려면 쌀도 좋아야하지만 밥을 짓는 도구도 중요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또 Reishunger는 학교에 찾아가 패스트푸드에 노출되기 쉬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슬로푸드인 쌀 요리를 선보이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식량난을 겪는 나라에 기부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CSR활동도 '먹거리'로 잇고 있는 점이 무척이나 재미있는 사례입니다.
쌀 소비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보란듯이 쌀가게 '아코메야(AKOMEYA)'를 오픈한 라이프스타일 기획사 사자비 리그는 쌀의 판매방식을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아코메야에서는 지역의 쌀을 직접 고를 수 있을 뿐더러 재배 지역이나 종류, 방식에 따라 맛이 다른 쌀을 고루 맛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종류별로 나누어 팔고 있습니다. 또 고객에게 원하는 수준으로 정미도 해주고 맛있는 밥 짓는 방법도 직접 가르쳐줍니다. 쌀밥과 어울리는 젓갈 같은 반찬을 갖춰놓는가 하면, 재배 농부가 매장에서 직접 밥을 지어 내놓기도 합니다.
아코메야는 다이닝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 대문에 먹는 것만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리 기구, 주방 용품 등도 판매를 합니다. 세워서 보관하는 주걱 등 아이디어 제품부터 솥, 그릇, 젓가락, 이쑤시개 등 장인들이 제작한 전통 도구까지 주방의 가치를 높여주는 제품들을 제안합니다. 또한 음식과 식문화 관련 책들도 함께 판매해 다이닝 라이프스타일에 깊이를 더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광고사인 덴츠의 태국 캠페인입니다. 태국인들에게 밥은 너무나도 일상적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쌀은 나시고렝, 리조또 등 무수히 많은 요리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쌀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기본이 되는 식자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방콕에서도 신년에는 번영하는 한해를 기대합니다. 덴츠는 쌀 선물을 주면서 신년을 번영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패키징에 신경을 써 각기 다른 레시피가 붙어진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수 많은 쌀의 레시피가 소개되었습니다. 쌀은 소농에게 구매했습니다. 광고 캠페인으로 소농에게는 작은 행복을 더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캠페인이었습니다.
최근 들어서 4차 산업혁명의 이야기가 대두되면서 관련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로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산업체계 변화. 상품과 유통망의 다양화로 인해 소비환경이 달라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제 과잉된 농산물을 생산을 걱정해야 합니다. 농산물도 소비자에게 제안해야 하는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 참고자료 :
1. 브랜드 시대의 농산물 :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7&contents_id=70081
2. 퇴사준비생의 도쿄, 미리보는 쌀가게의 미래 : https://brunch.co.kr/@stayclassy/7
3. 미리 보는 쌀가게의 미래 : https://publy.co/content/792%20%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