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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록군 Nov 01. 2022

오늘 펀딩을 시작하며,

업그레이드 관련 논의로 예정보다 늦게 펀딩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실 주말에 정리돼 바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너무 큰 슬픔이 발생했습니다. 마무리하고 오픈을 준비하다 잠깐 쉬면서 뉴스 제목을 봤습니다. 오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보가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모두 슬픔에 잠긴 지금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사실 인스타그램도 조용히 멈췄습니다. 작은 개인이지만 이 작은 마음이라도 전하고 나누고 싶었습니다. 본 프로젝트도 다음주까지 미루려고 했는데, 공장과 이야기 해보니 그럴 경우 후원자님들께는 2월 초나 보내 드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늦어지는 것도 아닌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지만 오늘부터 펀딩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참사로 꽃다운 생명을 다한 우리의 동생, 가족, 친구일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단지 겉으로만 애도가 아닌, 진심의 애도와 함께, 재해가 아닌 인재로 밝혀지는 이번 참사에 대한 문제가 깨끗하게 밝혀지고 철저한 진상이 규명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한명 한명이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봄,

문장 수집 디지털을 만들 즈음이 세월호 8주기 였습니다.


고민에 고민하다 선택한 첫번째 시가 정호승 시인의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였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를 생각하며 쓴 추모시 였습니다. 이 시를 다시 읽어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 한번씩 마음으로 읽고, 함께 마음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별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그대를 만나러 팽목항으로 가는 길에는 아직 길이 없고

그대를 만나러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는 아직 선로가 없어도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푸른 바다의 길이 하늘의 길이 된 그날

세상의 모든 수평선이 사라지고

바다의 모든 물고기들이 통곡하고

세상의 모든 등대가 사라져도

나는 그대가 걸어가던 수평선의 아름다움이 되어

그대가 밝히던 등대의 밝은 불빛이 되어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한 배를 타고 하늘로 가는 길이 멀지 않느냐

혹시 배는 고프지 않으냐

엄마는 신발도 버리고 그 길을 따라 걷는다.

아빠는 아픈 가슴에서 그리움의 면발을 뽑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어주었는데

친구들이랑 맛있게 먹긴 먹었느냐


그대는 왜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것인지

왜 아무리 보고 싶어 해도 볼 수 없는 세계인지

그대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잊지 말자 하면서도 잊어버리는 세상의 마음을

행여 그대가 잊을까 두렵다


팽목항의 갈매기들이 날지 못하고

팽목항의 등대마저 밤마다 꺼져가도

나는 오늘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봄이 가도 그대를 잊은 적 없고

별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이번 참사로 가족을 친구를 잃은 분들께 위로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1월 1일.

김동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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