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제 부족함을 몸서리 치도록 느낀 한 해 였습니다.
2010년 저는 34기 신입사원으로 저에게는 꿈의 회사였던 제일기획에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에 운명처럼 한 회사를 만났습니다. 최근 여러분께는 ‘타다’로 알려진 스타트업 VCNC 였습니다. 당시에는 VCNC는 커플앱 비트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 아내인 당시 여자친구가 깔아보라고 해서 깐 비트윈을 쓰면서 그 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우연한 기회에 대표를 만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VCNC에는 정말 뛰어난 동료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잘난 줄 알았는데,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였어요. 그런 곳에서 경험을 쌓아서 내 스타트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반대하는 퇴사였습니다. 아무래도 대기업에서 경험을 쌓고 이직을 하더라도 하는 것이 안정적이니까요.
몇개월을 고민하다 2013년 3월 제일기획을 퇴사하고 VCNC에 합류했습니다. 비트윈이 막 날개를 펼치던 때라 정신없이, 재미있게, 동료들과 함께 비트윈을 만들었습니다. 그때는 한 3년정도 하고, 비트윈이 잘 크면, 나도 스톡옵션으로 좀 벌고, 그 돈으로 내 도전을 하겠다는 꿈을 꿨습니다.
하지만.. 꿈은 꿈일뿐이죠.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용기도 없었습니다. 어느순간 편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팀장이 되고, 특히 회사가 타다에 집중하면서 비트윈을 총괄하는 역할도 맡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특히 저는 팀원과의 관계를 잘 만드는데 너무나도 부족했습니다. 저로인해 많은 동료들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19년에는 그 모든것이 폭발했습니다. 원래 눈물이 없는데 집에서 몰래 울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더이상 회사도 나에게 도움이 안되고, 나도 회사에 도움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또 떠날 용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떠나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그렇게 2019년 12월 31일,
회사를 떠났습니다.
제 나이 39이었습니다.
7년전 제일기획을 자신있게 박차고 나오면서 그린 저의 40 입구는 화려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너무나도 초라했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순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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