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약한 순간이,
가장 강한 순간이다.

잡초를 뽑다 든 작은 생각

by 블록군

텃밭에서 잡초를 뽑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약한 순간이, 가장 강한 순간이구나’


스스로 지금 약하다고 느낀다면,

지금이 가장 강해지는 순간임을

잊지 마세요.





요즘 내가 가진 새로운 취미는 텃밭 가꾸기다. 워낙 귀차니스트에 계획이라고는 없는 극강 대문자 P인데다가, 선인장까지 말려죽이는 마의 손인 나. 어떤 제품이든 내가 쓰면 얼마가지 못하는 어둠의 손이다. 무엇을 하든 정성이 필요한데 나는 그런점이 부족하기도 하고, 또 솔직히 키울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지금 이 집으로 이사온후 주인 할머니와 함께 텃밭을 가꾸는 즐거움에 빠졌다. 하나로 마트 옆에 있는 모종상에서 4,5월에 구입한 모종 새싹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감동하고, 감탄할 수밖에 없다.


밭이 넓다보니 가장 큰 일중에 하나는 잡초 뽑기다. 사실 잡초도 보면 존경스럽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겠다. 뽑기 미안할 정도다. 잡초 제거는 주인 어머님께서 거의 하고, 나는 채소 키우는데 집중한다. 그래도 가끔은 나도 모르게 잡초를 뽑다보면 잡생각도 없어지고 - 윤석열 파면이 되냐, 마느냐 하는 3월말에 특히 나는 잡초를 많이 뽑았다. 아니 뽑을 수 밖에 없었다. - 스트레칭도 되서 요즘에는 나도 잡초를 뽑는다.


그런데 이 잡초가 여간 잘 뽑히지 않는다. 뿌리까지 완전하게 뽑지 못하면 금새 다시 엄청난 생명력으로 쑥쑥 큰다. 그래서 잡초를 뽑기 좋은 시점은 며칠전이었다. 그 며칠전에 비가 엄청 내렸기 때문이다.


비가 쏟아부은 후에는 상상하는데로 쑥쑥 뽑힌다. 그 전에는 힘을 다해도 뽑기 힘든 그 작은 잡초가 손가락 힘만으로도 쏙하고 뽑힌다. 그때의 그 희열이 있다. 다른때는 10분동안 10개 뽑기도 힘들다면 이럴때는 100개도 뽑을 수 있다. 비가 쏟아붓고 땅이 물러진 지금, 잡초는 가장 약하다.


그렇게 뽑다가 남은 잡초는 내일 뽑아야지 하고, 며칠을 귀찮아서 뽑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다시 뽑으러 나갔다.


그런데 그렇게 잘 뽑히던 녀석들이 그 전보다도 엄청난 힘으로 버틴다. 이건 뭐, 50키로짜리 역기를 들기보다 힘들다. 이틀전만해도 그렇게 잘 뽑히고 약하던 녀석들이, 단 이틀만에 이렇게 강해졌다고?


순간 머리가 띵했다.


그렇다.

가장 약한 순간이 반대로 생각하면 가장 강한 순간인 것이다. 가장 약한 순간을 견딘 잡초는 그 전보다 훨씬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자신을 어떻게 보면 약하게 만든 물기를 모두 머금어,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것이다.


좋아하는 명언중 하나가 조지 패튼 장군이 한 말이다.


“용기는 두려움이다. 1분을 더 버티는 두려움이다.” 잡초는 가장 약해진 순간 1분 더 버티고 가장 강해졌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은가?


무엇보다 그 잡초의 순간이, 지금의 내 순간에 오버랩되기 때문에 내게 더욱 큰 울림이 된 것 같다. 매일 매일이 ‘내가 이정도 밖에 안되나?’ ‘이 길이 맞나?’ ‘그냥 빨리 서울로 올라가서 회사 다니는게 낫지 않을까?’ 이런 걱정과 불안 두려움으로 점철 된다.


몇년이 지났지만 쉽지가 않다. 꿈도 계속 그런 불안이 무의식에 각인된 내용을 꾸고 있다.


그런데 사실 결론은 언제나 하나다.


‘난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다. 불안하긴 하지만 분명히 내 꿈은 이뤄질 것이다. 나는 특별한 존재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잡초처럼 1분을 더 버텨야 한다. 가장 약한 지금의 내가, 가장 강한 나로 변태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그렇게 믿어본다.

아니,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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