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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은 '플래너'가 아니다.

by 블록군

앱을 만들고 싶었다.


블록 플래너의 이름은 블록 플래너가 아니었다. 그냥 ‘블록'이었다. 여기에는 블록을 만들어갈 방향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우선 나는 원래 블록을 플래너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 초기 아이디어는 앱이었다. 간단하게 블록을 클릭하면 집중 블록으로 체크되고, 자동으로 집중 블록 성과를 정리해주는 앱을 떠올렸다. 이에 대한 내용은 나 혼자 브랜드 만든다에 더 자세하게 정리했다.


앱을 생각하고, 첫 아이디어 스케치도 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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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나는 개발을 하지 못한다는 것. 앱을 만들려면 개발해야 한다. 물론 개발자를 구하면 된다. 하지만 솔직히 아직 자신이 없었다. 일단 나 혼자의 힘으로 어떻게든 시작하고 싶었다. 아주 솔직한 생각으로 망해 도 나 혼자 망해야 한다는 자세였다. 그렇게 혼자서 만들 방법을 고민했다.


해답은 바로 내 앞에 있었다. 블록 아이디어는 대략 2015년 정도에 떠올렸다. 아주 단순하게 ‘내가 오늘 하루 얼마나 제대로 집중했는지' 간단하게 체크하는 방법이었다. 포모도로 기법을 응용해서 한 칸을 30분 단위로 나누고 그 안을 빗금으로 그려서 표시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블록이란 이름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쌓아가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


그리고 바로 앱 스케치부터 했다. 문제는 바로 앱으로 만들 자신도, 실행력도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내가 쓰는 몰스킨 플래너에 블록을 그려서 쓰는 것이었다. 일단은 내가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나도 모르게 5년을 사용했다. 그 동안 정말 다양한 플래너, 노트, 대학노트, A4용지 등에 블록을 그려서 썼다.


그랬다.

나는 블록을 이미 플래너로 사용하고 있었다.

종종 매번 블록을 그리기 귀찮아서 프린트해서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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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일단 종이 플래너로 만드는거야.


일단 블록을 플래너로 만들어서 시작하자. 그렇게 고객이 생기고, 브랜드로 키우자. 그리고 개발자를 구해서 앱을 개발하자.

플래너는 주로 인디자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디자인 한다. 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10년이 지났지만 그래도 인디자인은 개발에 비하면 할 만했다. 그렇게 블록 플래너를 제작했다.


첫 번째 블록 플래너를 디자인하고, 텀블벅 펀딩을 통해서 제작했다. 예상보다 많은 후원자님께서 응원해주셨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플래너, 다이어리, 문구류에 관심이 생겼다.


스크린샷 2025-10-08 오후 4.03.28.png 시작이 된 첫번째 블록 플래너 펀딩


그런데 그때쯤 고민이 생겼다. 현실적인 문제다. 후원자님들이 보는 글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쓴다. 블록 플래너를 팔아서 먹고살려면, 내가 회사에 다니면 받는 월급 정도를 벌려면, 몇 권이나 팔아야 할까?


물론 여러 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단순하게 분기에 최소 500권은 판매 해야 한다. 1년이라면 2,000권이다. 블록 플래너를 - 만년형은 제외하고 - 기본적으로 분기마다 나오니까. 매 분기 500명이 사주셔야 하는거 다 솔직히 하드커버 기본형은 만들 때마다 최소한 100만 원씩 적자가 나는 구조다. 그런데도 계속 기본형을 우선으로 제작하는 이유는? 블록을 플래너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블록은 플래너가 아니다.

블록은 시스템이다.
집중에 집중하는 시스템이다.

이것도 프레임의 전환이다.

나만의 프레임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블록이 그리는 블록의 꿈


내가 궁극적으로 그리는 블록의 생태계는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블록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우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블록 플래너, 블록 타임라인, 블록 캘린더를 제작했다. 물론 여러 가지 컨셉과 기획을 통해서 꾸준히 라인업을 추가할 것이다.


물론 모두 플래너의 범주에 있다. 하지만 만약 내가 플래너라는 기준으로 블록을 제작한다면 벌써 그만뒀을 것이다. 그만큼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정말 녹록지 않았다.


내가 플래너의 기준으로 또 다른 플래너 브랜드와 경쟁을 한다면?

백전백패다.


사업적인 측면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만들고 싶은 ‘블록'란 브랜드의 비전과 목표였다.


앞선 생각에서 이야기했듯이 나는 여러분들은 모두 자신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시작은 모두가 다르고, 모두가 자기만의 성공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성실성을 바탕으로,
어떤 사람은 예민함을 바탕으로,
어떤 사람은 추진력을 바탕으로,
모두 다른 각자의 강점으로 성공할수있다.
이것이 블록의 철학이다.





블록은 플래너가 아니다


그런데 성공에는 몇 개의 방법만 있다고 주입하는 듯한 현실이 싫었다. 물론 블록도 블록만이 추구하는 방식은 있다. 그것은 곧 블록을 제작하는 나의 방식이기도 하다. 나는 이 방식을 꼭 여러분 모두가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봤더니 잘 맞으면 하면 되고, 아니면 안 하면 된다. 만약 내가 성공하고, 블록이 성공했다고 했는데, 나는 블록 방법으로 못했으니, 성공 하지 못할 거야? 이런 생각 자체가 틀렸다.


지금도 가장 행복한 순간은 블록 플래너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쓰는 블로커님들을 만날 때다. 그분들 대부분은 내가 강조하는 집중 블록, 블로킹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블록 칸을 나눠서 10분 단위로 쓰는 분 도 계시다. 블록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맞지 않지만 틀린 것은 아니다. 나는 블록이 자신의 방법을 찾고, 그릴 수 있는 여러분만의 캔버스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책이다. 첫 번째 블록 플래너를 만들 때부터 나는 1년 동안 내가 직접 써보면서 노하우를 축적하자. 그리고 그 블록 스토리와 노하우를 알려줄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목표를 그렸다. 중간중간 생각만큼 판매도 되지 않고, 적자는 쌓여서 정말 큰 고민에 빠졌을 때도, 이 책을 쓸 때 까지는 버티자는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블록은 플래너가 아니기 때문이다.


짧게는 7년, 길게는 13년 동안 일반인인 내가 고민하고, 꿈에 대해서 고민하고, 낙심하고, 또 그렇게 나만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배우고 축적한 방법을 녹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방법을 여러분들이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불렛저널, 블록의 롤 브랜드


불렛저널을 잘 알 것이다. 불렛저널이 일차적으로 블록이 그리는 방향이다. 불렛저널은 도트 노트다. 그런데 불렛저널 창업자는 그 도트에 자신만의 활용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제시한 기본방향에 더해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방법을 더해서 쓰고 있다. 인스타그램 에 #bulletjournal 또는 줄임말인 #bujo를 검색하면 수백만 개의 사진이 나온다.


나는 블록이 불렛저널처럼 다양하게 활용되길 꿈꾼다. 그런 마음으로 블록을 만든다. 물론 나는 그 기본방법과 원칙, 나만의 노하우를 계속 개발하고 공유할 것이다. 그리고 앱까지 꼭 개발해서, [Total Self Finding Brand]'로 발전시킬 것이다.


현재 블록은 집중력을 높여주는 [블록 플래너], 나만의 일주일을 조감하는 [블록 타임라인], 일정이 아닌 목표에 집중하는 [블록 목표 달력]' 을 제작했다. 또한 나만의 문장을 수집하는 간단한 방법 [문장 수집 노 트]를 제작했다. 모든 제품은 각자의 컨셉이 있다. 물론 블록의 시작이고, 가장 오래된 블록 플래너가 핵심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모두에게 블록 플래너가 맞는 건 아니다. 주간 플래너를 연표 그리듯이 해보고 싶다면 블록 타임라인, 목표를 관리하는 법에 관심이 있다면 블록 목표 달력, 이런 플래너 말고, 책을 읽고 나서 정리하는 방법에 관심이 있다면 [문장 수집 노트]를 쓰면 된다.


그리고 다양한 컨셉을 바탕으로 블록의 라인업을 계속 출시될 것이다. 모든 제품을 다 써야 하는 부담을 갖지 말아야 한다. 물론 그렇게 써주시면 행복하겠지만, 나조차도 쉽지 않다. 그냥 설명을 보고, 자신이 추구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방향과 맞는 제품을 골라서 쓰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블록을 만들고 싶다. 여러분의 강점을 찾고, 여러분 모두의 성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브랜드를 만들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집중하는 즐거움을 찾고, 집중하는 자신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 주는 블록 플래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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