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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록군 Jan 04. 2020

08. 공황장애를 배우다(3)

약을 꼭 먹어야 할까?

아내가 공황장애를 처음 경험한 이후로 쓰나미 같던 몇일이 지났다. 그때는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 없이 순간을 잘 넘기는것이 과제였다. 둘다 그것에만 집중했다. 어느정도 쓰나미가 지나자, 3가지 궁금증의 파도가 밀려왔다. 


1. 왜 내가 공황장애에 걸렸을까? 

2. 도대체 그 원인이 뭘까? 

3. 약을 꼭 먹어야 할까? 


1, 2번에 대해서는 앞에서 설명했다.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 중요한것은 공황이란 순간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라는 결론이었다. 앞으로는 치료를 잘 해가는것이 중요하다는것은 우리 모두 공감한 만큼, 당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약' 에 대한것이었다. 정신과에서 먹는 '약'이라고 하면 이유모를 두려움이 먼저 다가왔다. 아스피린, 게보린 같은 상비약과는 그 무게감이 달랐다. 아내도 그렇고 나도 그랬다. 가능하면 약을 먹지 않고 치료하는게 가장 좋지 않을까. 

책에서는 이 상황 역시 감기와 비교해 설명한다. 
- 만약 우리가 감기에 걸린다면? 
- 약을 먹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 
- 감기의 원인이 추위던, 누적된 피로던, 바이러스 감염이던 명확하게 판단이 안된다 해도
- 그로인한 오한, 콧물, 기침등의 증상을 줄이고, 좀 더 빨리 낫기 위해서 약을 복용한다. 
- 공황장애도 마찬가지다. 
- 어떤 이유던 공황이 오면 자율신경이 예민해진다 
- 한번 예민해진 신경계는 반복되는 경험으로 그 강도가 강해진다. 
- 이런 예민함을 줄이는데 약이 필요하다.
- 또 지금까지 알려진 생리적인 원인을 조절하기 위해서도 약이 필요하다. 
- 신체적인 증상이 반복된다면 아무리 생각을 바꾸고 심리적 안정을 가지려고 해도 힘들기 때문이다.
- 하지만 약물만으로 치료시 재발 가능성이 커지며, 과도한 의존증의 문제등이 있다.
- 그래서 가장 권하는 방법은 약물치료와 심리치료(인지행동치료)를 함께 하는 것이다.
- 공황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할 수 있는 대처방법을 함께 습득하는 것이다. 
"약만 복용했을 경우는 재발했을 때 당황하게 되고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약을 복용할 수밖에 없지만 인지행동치료를 받고 공황을 알고 공황에 대처할 수 있으면 다시 경험해도 그것이 공황장애로 발전하지 않고 스스로 조절 할 수 있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약물치료와 함께 받으면 인지행동치료 기간내에 약을 끊는 경우가 많고 약을 먹은지 오래된 사람도 인지행동치료가 끝나고 2~3개월 이내에 대부분 약을 끊게 됩니다. 치료기간이 단축되고 재발의 위험도 많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지요."
(출처 : 굿바이 공황장애) 


결론.

1. 치료효과, 기간, 재발방지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것은 두가지 치료를 병행 하는 것이다. 

2. 약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 없다. 

3. 치료에 이용하면 될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직 병원에 가는 날까지 일주일이 남아있었다. 그때까지 이 책이 주치의 역할을 했다. 물론 모든 내용이 완벽하다고 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우리가 갖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기엔 충분했다. 


그래! 공황도 그냥 감기일 뿐이야. 당신은 그냥 독한 감기에 걸렸을 뿐이야. 약 먹고, 밥 잘먹고, 잘 자면 낫는 감기처럼 말야. 이것도 약 먹고, 인지치료 잘 하면 나을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 쓸데없는 걱정은 오히려 독이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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