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라는 칼이 사람을 찌르지 않도록 하려면
병원에 다녀온 어르신은 의사가 애써 설명한 의학 용어, 약학 용어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진단서에 쓰인 병명조차 생소한 일반인에게, 그것도 영어로 된 의료 용어가 낯선 어르신에게 병원 진료는 외국어 회화와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진료 내용을 AI에게 "어린이도 알아들을 만큼 쉽게 해석"해달라고 요청했더니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약 이름은 정확한 한글, 영문 표기와 효능을 표로 정리"하라고 했더니 뚝딱 나왔다고. 어르신은 신기술의 마법에 깜짝 놀라셨다고. 어지간한 사람의 도움보다 빠르고 정확했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이 젊은이(?)가 노인 도와주는 일을 귀찮아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필요 없다.
AI로 광고를 만들고 영화를 만들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논의가 한창이다. 그런데 AI의 도입이 시급한 영역, 경제적 효과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영역은 그 외에도 많다. 사회에는 아직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있으나 노동력이나 생산성이 결핍된 영역도 있다. AI 시대에는 노동자를 자르려는 전략에 앞서 이런 영역을 찾아내려는 고민이 절실하다.
누군가는 AI를 '삽'으로, 누군가는 '펜'으로 쓴다. 그러면서 '삽과 펜을 팔 궁리'를 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조만간 '삽과 펜을 팔지 말지 결정하는 일' 조차 AI에게 넘기라는 요구를 받게 될 것이다. AI로 원래 있던 무언가를 갈아치우려는 생각만 하면 결말은 그렇다.
기술이 시대를 앞설 때야말로,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않고 사회의 깊은 부분들을 바라볼 때다.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