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일단 만나봐야 하는 이유
코멧 브라우저를 사용해 봤는데, 그저 놀랍다. 이 정도면 조만간 아무 AI 지식 없이도 누구나 AI를 통해 웹을 누빌 수 있겠다. (물론, 이용료의 문제가 늘 따라온다)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고 유튜브에서 조건에 해당하는 영상들을 찾아 키메시지를 요약 정리하여 표로 작성시켰는데 실시간으로 작업과정을 보여주며 나 대신 영상을 검색, 클릭, 시청, 요약했다. 마지막 단계로 지시한 구글 슬라이드에 정리 문서 만들기만 결과 퀄리티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 또한 시간문제일 것 같다. 불과 몇 주의 문제일 수도 있다.
부족한 디자인을 보완하기 위해 동원한 젠스파크. 여전히 사람만큼 섬세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그리드를 놓치곤 함) 몇 시간 할 일을 불과 몇 분만에 한다는 점에서 압도적인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 든 생각은, 이제 인턴이나 신입이 주로 하던 검색 및 자료정리, 웹상의 단순 입력 업무는 더 이상 그들에게 맡겨지지 않으리란 것. 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좋은 변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단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채용을 줄이기 딱 좋은 변화다.
신규 채용을 하는 기업도 당연히 경쟁률이 높아진다. 아직 젊은 세대에 어떤 역할을 요청할지 고민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사회와 산업은 변화의 초속열차에 무책임하게 올라탔다.
AI가 업의 지형도를 얼마나 바꿀지 모르기에 무작정 올라타야 할지조차 알 수 없다. AI를 따라잡겠다고 달리는 사람들 사이에도 이미 속도차가 눈에 보인다.
프롬프트 공학은 전문성이라고 하기 어렵다. 꼼꼼하고 논리적인 일반 소비자라면 자연어로 된 기획서만으로도 AI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코딩 수준으로 정교한 장문의
프롬프트를 넣어야 한다면 개발자의 영역이다. 프롬프트 전문성은 일반인과 개발자 사이, 좁아지다가 점차 소멸될 것 같다.
AI를 먼저 써보며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어느새 새로운 AI 버전을 따라잡기 바쁘다. 최신 AI를 활용해서 무슨 솔루션을 만들었는데 릴리즈 하려고 하니 새 AI 버전이 나오고, 그 버전을 보니 애써 만든 설루션이ㅍ아예 필요가 없더라는 얘기도 들린다. (예를 들어 문서에 봇이 붙도록 했는데 다음 AI 버전에 그 기능이 기본 탑재됐다든지)
전문성의 발전이 빨라지고, 그만큼 전문가의 문은 좁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제 젊은 세대는 어떤 역량을 훈련하고 준비하면 되는가? 기업은, 사회는 그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는가? AI도 배워두고 뭐든 잘할 수 있게 해 놓으라는 말은, 겨울이면 춥다는 수준의 당연한 얘기다. 당연한데 무례하고 무책임하다. 얼마 전 한 개발자의 유튜브에서 '그래도 개발자는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봤다. 이미 개발을 하고 있던 사람, 그것도 일부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일 거라는 댓글이 달렸다. 언제 무엇이 사실이 될지 모를 다양한 예측 속에 그래도 명확해 보이는 사실이 있다. AI로 인한 격변 속 취준생들이 가장 곤란한 위치에 처하게 되리라는 것. 신규 채용은 쪼그라들고 배워온 역량은 AI가 대체하기 시작한 상황에 걸려든 세대가 되어서 말이다.
그래서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인턴, 졸업생이 있다면 일단 어디든이라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기 바란다. 기업에 속해 보면 이 변화의 속도를 비로소 체감할 수 있고, 최소한 변하는 인재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채용을 닫고 있는 기업들이 어떤 이유로 기회의 문을 닫는지, 그래도 있다면 빈틈은 어디인지 들어가 있어야만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검색이나, 대학 과제나, 이력서나, 면접 연습에만 AI를 써봐서는 알 수 없다. 실제 AI가 완벽하지 않은데도 경영진은 이미 사람 대신 AI를 쓰겠다 결론 내리고 있다는 사실 또한, 근거리에서만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관망은 독이다. 그런 변화가 진행 중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부디, 몸은 빨리 움직여주길 바란다.
(202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