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여성 직원에게 밥 짓기와 빨래 등을 강요한 모 금융사의 한 지점이 언론에 오르내렸습니다. 취재 영상을 보면 관련자들은 '나도 예전에 우리 팀에서 밥을 지었다', '그 직원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회사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는데요. 혹시 이 뉴스를 보고 ‘함께 일하려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하셨다면 해당 사건의 여론과 고용부에서 결정한 사법처리 그리고 과태료 기사도 한번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나름 끈끈하게 호형호제하며 가족처럼 일하는 것이 좋은 팀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합리적으로 일하고, 서로 존중하는 것이 좋은 팀의 중요한 기준이 됐습니다. 물론 과거의 팀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X세대부터 MZ세대가 함께 하는 팀에서는 각자의 기준이 달라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가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업무에 있어 개인 존중이 과해지면 팀 효율이나 과업 배분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더욱이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며 리모트 및 재택근무로 개인 격리가 잦아지면서 같은 팀이지만 서먹서먹하고, 때때로 팀 내에서 심리적 고립을 겪는 경우도 생깁니다.
좋은 팀을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인터벤션이 필요합니다. 형식적인 회식이나 한순간 재미만을 위한 팀빌딩보다는 팀원들이 편하게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습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가치와 강점,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팀의 모습을 함께 공유하고 받아들이면 팀십은 자연스럽게 생기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 모든 활동이 궁극적으로는 팀 성과를 지향해야 하겠지만, 이제는 그러한 과정에 팀원들의 의견과 웰빙도 함께 고려해야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루선스라는 학자는 긍정심리자본(Positive Psychology Capital)이라는 개념을 통해 구성원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훌륭한 성과를 내는 팀의 특징을 제시합니다. 팀 분위기가 재미있고 친밀한 것도 좋지만, 실제로 성과 높은 팀을 연구해보면 희망, 효능감, 회복탄력성, 낙관성이라는 4가지 심리 지표가 높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팀을 4가지 심리 지표로 살펴보는 방법을 소개해드립니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팀원들의 마음속에는 다들 희망과 절망의 저울이 있습니다. 저울의 한쪽에는 팀 또는 개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마음, 다른 한쪽에는 목표점이 점점 깜깜해지는 절망적인 마음이 있습니다. 저울이 희망 쪽으로 기울지 않는다면 이미 마음은 방황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화 속도가 높은 조직일수록 팀에 새로운 과업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원들의 효능감이 높으면 일단 잘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과업을 마주합니다. 반대로 효능감이 낮으면 어떤 일이든 의심의 눈빛으로 시작하여 일을 주저하거나 지연시키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무엇보다 후자의 경우에는 높은 스트레스 상태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멘탈이 흔들릴 정도의 어려움을 경험합니다. 회복탄력성이 높으면 이러한 역경 후에 더욱 성숙하거나 성장하는 반면, 회복탄력성이 낮으면 역경 후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회복하더라도 관련된 일을 피해 다닐 수도 있습니다.
팀에 문제나 어려움이 생겼을 때,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팀원들의 방식은 모두 다릅니다. 낙관성이 높은 팀에서는 어려운 문제에 대해 일시적이고 특별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나름 다양한 이유를 찾아내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도 말합니다. 반면 비관적인 팀원이 많은 팀은 우리는 항상 안 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고, 우리 팀 자체가 문제라며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낼 경향이 높습니다.
루선스의 4가지 심리자본(Hope, Efficacy, Resilience, Optimism)의 앞 글자를 따보면 HERO가 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애자일, 리모트 근무, 가치 다양성 등등 팀 구축과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가 됐는데요. 이제는 모든 팀원들이 히어로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행히 심리학자들의 연구 덕분에 희망, 효능감, 회복탄력성, 낙관성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벌써 한 해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10월입니다. 루선스의 이론을 참고하여 가볍지만 의미 있는 질문으로 팀원들과의 대화를 열어보거나, 재미만을 위한 팀빌딩 대신 팀십을 높이는 워크숍을 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Chief Happiness Officer
박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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