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레모네이드는 어떤 맛인가요?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준다면
그것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쓰고 시기만 한 레몬은 그대로 먹기 힘들다. 이렇게 아무 쓸모도 없는 레몬은 우리 인생의 역경, 고난 어려움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는 살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레몬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한다. 이 문제의 해답은 바로 인생의 쓰고 신 레몬에 설탕과 탄산수를 넣어서 레모네이드를 만들라는 말이다. 정말 신박하고 멋진 해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하자면 인생의 고난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은 나의 선택과 의지 그리고 행동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인생의 씁쓸함을 달콤함으로 바꾸는 방법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나 또한 인생에서 나에게 던져진 레몬을 한가득 팔에 담은 채 멀뚱히 서있었던 적이 있었다. 이 레몬들을 그냥 버릴 것인지 고민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썩어가는 레몬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거리던 시기가 있었다. 그 레몬은 바로 커피가 준 경험이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커피를 좋아했다. 중동의 한 항공사에 취직하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힘든 승무원생활을 견디게 해 준 것은 바로 여행한 곳에서 즐겼던 커피였다. 좋아했던 커피였기에 열심히 배우고 나만의 카페를 차리고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였다. 이렇게 내가 계획한 인생이 내가 바라던 대로 이루어졌다면 참 좋았겠지만 나는 커피를 배우면서 인생에서 만나보기 힘든 최악의 사람들을 만났고, 최악의 경험을 했다. 사기꾼을 비롯해서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까지 만나다 보니 내가 왜 이곳에서 이러고 있는 거지?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혼란스러워했다. 지금도 여전히 혼란스러울 때가 많지만 그때에 비하면 조금 나아졌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원래 한 가지를 좋아하면 전문가처럼 파는 것이 나의 성격인지라 바리스타 1급 자격증을 시작으로 유럽바리스타 intermediate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라비카 생두를 감정하는 자격증인 Q-grader까지 얻을 수 있었다.
정말 여러 개의 카페를 거치며 약 1년간 온 힘을 쏟아부었는데 어느 날 꿈에서 깬 것처럼 지금 이 길을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그동안 쏟아부인 시간과 돈을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그만두었다. 결국 이 경험을 통해 나에게 남은 것은 사람으로 인한 상처, 쏟아부은 돈 그리고 그동안 낭비한 시간이었다.
약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나 나는 지금 암스테르담에 있다. 수많은 곳을 거치고 거쳐 지금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이다. 암스테르담의 사람들을 통해서 나는 지난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문득 내 손에 그때 받은 레몬이 아직도 주머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0년 전의 나는 인생이 던진 레몬에 얻어맞고 그 레몬을 버리기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홀연히 내 손에 쥐어진 레몬을 본 순간 나는 왠지 이제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방법을 알 거 같았다.
암스테르담에서 내가 레모네이드를 만들만한 재료들이 눈에 들어왔다. 평범해서 놓치기 쉬운 것들 투성이지만 나는 그것을 통해서 나만의 레모네이드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나의 레모네이드를 나누다 보면 또 다른 이들이 만든 레모네이드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암스테르담에 특별한 것은 없다. 내 레몬에도 특별한 것은 없다. 하지만 특별하지 않는 재료들로 특별한 레모네이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꿈을 꾸고 있다.
당신의 레모네이드는
어떤 맛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