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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ri Mar 13. 2018

[영드] 빌어먹을 세상 따위 Netflix

The End of the F***ing World ※스포일러 포함※





빌어먹을 세상 따위

The End of the F***ing World

Netflix 영국 드라마에 대한 단상


시즌: 1, 8부작

감독: 조나단 엔트위슬, 루시 쳐니악

출연: 제시카 바든, 알렉스 로우더, 제마 웰런, 배리 워드 등



앨리사 (사진상 왼쪽), 제임스(사진상 오른쪽)



빌어먹을 세상 따위는 만 17세 소년 소녀의 방황을 그리고 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중 하나인 제임스는 어린 시절에 자신이 보는 앞에서 엄마가 자살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는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인간인지에 대한 일련의 실험 끝에 자신이 사이코패스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늘 칼을 들고 다니며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던 중 


반항기 가득한 사회 부적응자인 앨리사가 제임스의 학교에 전학을 오게 되면서 둘은 운명 같으면서 운명 같지 않은 만남을 갖게 된다. 적극적인 앨리사의 주도하에 제임스는 그녀를 따라다니며 속으로는 13살 때 받은 사냥용 칼로 그녀를 죽이는 상상을 한다. 


두 사람은 차를 훔쳐서 자신들에게 지옥 같던 동네를 떠나버리고 섹스를 하기 위해 빈집에 무단 침입한다. 앨리사는 적극적으로 제임스에게 다가가나 제임스의 심드렁한 태도에 그를 버리고 밖에서 다른 남자를 데려와 섹스를 한다. 제임스는 그런 앨리사를 기다리며 우연히 집주인의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된다. 아뿔싸! 알고 보니 그들이 무단 침입한 빈집은 알고 보니 진짜 사이코패스의 집이었다. 


제임스는 집주인의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앨리사에게 다가가는데 순간 낯선 발자국 소리에 본능적으로 침대 밑으로 몸을 숨긴다. 진짜 집주인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조심스럽게 침실로 들어서고 자고 있는 앨리사를 발견한다. 자신이 그동안 여자들을 겁탈하고 처참히 죽였던 것처럼 앨리사에게 다가간다. 앨리사는 발버둥 치며 벗어나려 하는데 그 순간 제임스는 사이코패스 집주인의 목을 칼로 찔러 죽이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위험한 도주를 시작한다. 



.

.

.



(나머지는 생략) 




빌어먹을 세상 따위는 영국 특유의 어둡고 시니컬함이 물씬 풍긴다. 그리고 동시에 아름답다.


앨리사는 자신의 속마음과 반대되는 말을 청개구리처럼 하고 돌아다니고 어떠한 감정 절제 없이 날것의 감정을 따라간다. 제임스는 감정이라는 것은 느끼지도 못하고 어떠한 능동성도 없이 그저 앨리사만을 따라다닌다. 이렇게나 다른 둘은 위험한 도주를 함께하며 세상에 둘 뿐임을 더욱 느끼면서 그렇게 서로 깊숙이 연결된다.  


그러면서 앨리사는 점점 자신의 속마음과 겉으로 내뱉는 말들이 일치하게 되고 제임스는 감정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비로소 '자신'이 되어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상처받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가 필사적으로 만들어온 방어막들을 내려놓고 진정한 나로 거듭난다.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얼굴에 어떠한 감정도 읽을 수 없던 제임스의 얼굴에서 점점 드러나는 편안함과 애정 어림이 내 안 어드메에 꽁꽁 숨겨놓은 연약함에게 괜찮다고 어루만져주는 것 같아 형언할 수 없는 무위를 경험했다. 어떠한 방어 없이 어떠한 평가 없이 그냥 거기에 있었냐며 그 존재를 존중하는 순간, 그렇게 나 자신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간다. 아름다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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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ri, 18. 0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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