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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ri Jan 03. 2022

[리뷰] 다큐, 어느 일란성 세쌍둥이의 재회

유전 Nature vs 환경 Nurture 의 오랜 싸움 <스포有>



어느 일란성 세 쌍둥이의 재회

Three Identical Stragners, 2018

감독: 팀 워들

장르: 다큐멘터리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보게 된 세 쌍둥이의 일화다. 주인공인 세 쌍둥이의 이름은 에디, 보비, 데이빗이다. 다큐멘터리는 바비가 어떤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어 학교를 첫 방문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첫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과도하게(?) 반기고 친근감을 표시하는 친구들을 보며 어리둥절해하는데 중 자신과 생김새와 생일이 똑같은 에디가 이미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같은 입양 기관에서 다른 집에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운명 같은 만남은 미국 전역의 뉴스에 나오게 되는데! 데이빗의 가족이 이 신문 기사를 보고 이들은 일란성 쌍둥이가 아닌 일란성 세 쌍둥이임이 밝혀진다. 이 이야기는 다시 미국 전역의 매스컴을 타 세 쌍둥이는 벼락 스타가 되었다. 보비는 고학력 전문직의 상류층 집안, 에디는 중산층 집안에, 데이빗은 노동자 계층의 집안에 입양이되었는데, 미국 여러 토크쇼에 나가 자신들이 다른 가정에서 살아왔음에도 우연히 일치된 많은 선택들과 공통점들을 과시하며 그렇게 환경을 뛰어넘는 유전의 힘의 위대함이 강조되었다. 



이후 세 쌍둥이는 유명세를 타 뉴욕에 Triplets이라는 스테이크하우스를 오픈하게 된다.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면 쉬운 관계야 없겠지만, 같이 사업을 하면서 그들의 다른 점들은 더욱 부각이 되었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체 보비는 Tirplets를 떠나게 된다. 팀을 떠나게 된 보비의 심리적 좌절도 엄청났겠지만 세 쌍둥이 중 가장 사람을 좋아하고 사교적인 에디는 정신적으로 큰 아픔을 겪게 된다. Bipolar(양극성 장애)라는 진단으로 정신과에 입원하는 등 치료를 받다 다시 식당으로 복귀하여 회복되는 듯하였으나 어느날 출근을 하지 않은채 집에서 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밝혀진 가정환경에 대한 이야기들. 우선 보비, 에디, 데이빗은 모두 학창시절에 심리 문제로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다. 당시 연구원의 기술에 따르면 상당히 호전적이고 행동이 과하며 장난꾸러기였던 듯하다. 추정컨데 최근에 흔히 알려진 ADHD와 유사한 계열의 혹은 충동 조절에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 그들의 생모 역시 알코올 홀릭이었고 여러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기술된다. 



가족력이 밝혀진 상황에서 가정환경을 살펴볼 때, 보비는 상류층 집안에서 성장하였지만 바쁜 아버지와 오랜 시간은 보내지 못하였다. 에디는 중산층 집안으로 아버지는 엄격하였고 자유분방하고 행동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에디는 눈엣가시였던지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데이빗의 아버지는 사랑이 아주 많은 분으로 세 쌍둥이 모두를 자신의 자식처럼 아끼고 화합시키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그들은 유년기를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20대 청년기를 함께 보내면서 여러 경험을 같이 했고 같은 갈등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이를 처리하고 받아들이는 개인의 차이는 극단적인 결과를 야기했다.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유전적 틀 자체는 분명 우리의 성격형성과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주어진 자원이라고 일컬을 때 내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주위 환경에 적응하고 갈등에 대처하는 지는 주양육자와의 상호작용, 사회에서 만난 중요한 인물들과의 경험 등 후천적으로 발달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상상해보건데, 세 쌍둥이는 모두 기질적으로 키우기 어려운 유전적 소인을 타고 났을건데 특히 정서적 가정환경에서 그러한 어려움들이 보완될 수 있는 환경이었냐 아니었냐가 그들의 대처능력, 방어기제, 문제해결능력 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특히 데이빗의 경우 말썽꾸러기였음에도 수용적인 가정환경에서 자존감을 형성하고 지키며 회복탄력성을 키워나갔을 수 있었으리라 추정한다. 


아주 재미있는 점은, 현재 60대가 된 시점에서의 쌍둥이의 모습은 서로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에디는 볼 수 없었지만, 보비와 데이빗은 겉보기에 형제라고는 느껴지지만 쌍둥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못 알아챌 정도로 다른 모습이 되었다. 외모와 말투, 그에 묻어나는 성격을 궁예해볼 때 데이빗은 살도 찌고 푸근한 모습의 유머러스하고 호탕한 이미지인 것에 반해 보비는 마르고 긴장되어 보이고 위축되어 있는 인상이 강하다. 40여년 전 그들의 청년기 때 모습 때는 체형도 얼굴도 머리모양도 비슷했는데 말이다. 즉, 발달 초기일수록 유전적 영향을 강하게 받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성인기, 노년기에 이를수록 후천적으로 발달된 성격을 토대로 삶을 채운 경험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가 아닐까? 


하지만 후천적인 성격발달이 비단 가정환경, 부모님 양육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말은 아니다. 완벽한 부모란 존재하지 않고 어느 부모-자녀 관계에서건 크고 작은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또한 상담자로써 경험컨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와의 관계로 힘들어하고 어려워한다. 그럼에도 스스로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가정환경을 넘어 건강한 자존감과 회복탄력성을 발달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 희망과 믿음이 내가 심리상담을 평생의 업으로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고 매일매일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외에도 시사점이 있다. 입양기관에서는 보비, 에디, 데이빗 세 쌍둥이뿐 아니라 여러 쌍둥이를 계획적으로 설계된 연구 모델에 입각하에 입양을 보냈다고 한다. 그들이 쌍둥이라는 사실과 연구에 이용될 것이라는 정보고지도 되지 않은채 말이다. 결국 이 연구는 흐지부지 결론도 나지 않은채 끝이 났다. longitudinal study 종단연구의 형태였던 것 같은데 보통 종단연구는 세월이 아주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엎어지는 경우가 많긴 하다. 또한 영상에서도 나오듯이 연구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자주 바뀌는 과정에서 연구가 지속되는 게 더 어려웠을 것이다. 이 연구 또한 유전과 환경에 대한 연구였을 것으로 추정되오나 아무리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낸다고 하더라도 연구 대상자의 인권과 권리가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아마 상상도 못할 연구설계이긴 하다. 



22.01.03.

Blo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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