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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ri Oct 02. 2016

인사이드 아웃, 복잡한 감정 이야기.

영화에 대한 심리학적 리뷰, 직면이나 회피냐 그것이 문제로다 

  진화론적으로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대상을 피하고 그로부터 달아나려는 행동은 자연스럽고 적응적인 현상이다. 정신적으로도 그렇다. 우리는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환경이나 사람 혹은 그 외의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때로는 나에게 고통을 주는 대상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고통을 피하기만 하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혹자가 말하듯,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즐겨야 할까? 아니면, 이 고통 또한 지나가리라 마음에 새기며 세월이 흐르길 기다려야 하는 걸까?


  영화,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은 받아들이기 힘든 슬프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우리가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영화 주인공인 라일리는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함께 너무나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아버지 사정으로 집을 이사하고 학교를 옮기게 되면서 라일리의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삶이 위태로워진다. 라일리의 머릿속에 살고 있는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는 달라진 라일리의 심리 상태에 말 그대로 멘붕이다. 라일리의 감정 상태를 주관하는 기쁨이는 어린 시절 라일리의 행복했던 기억들로 지금 현재의 라일 리의 불행하고 슬픈 감정을 덮으려 하고 외면한다. 그러나 계속 기쁨으로 슬픔을 덮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감정들은 소중하다. 사실은 모두가 꺼려하지만 슬픈 감정 역시, 사람들이 가장 경험하길 원하는 기쁜 감정만큼 소중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슬픈 감정을 외면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쁨이가 슬픔이가 라일리의 기억을 만지지 못하게 한 것처럼. 그러나 기쁨이가 슬픔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순간, 라일리는 이해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슬픔이는 라일리가 경험한 슬픈 감정을 들여다 봐주고 충분히 슬퍼하게 해 주고 도닥인다. 그리고 라일리는 슬퍼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경험을 통해 한층 성숙되는 것이다.

 

 과연 나는 나의 슬픈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있을까? 혹시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통스럽고 슬픈 감정 그리고 경험을 들여다보는 것은 쉽지 않으며 분명 괴롭다. 그러나 누구나 필연적으로 생의 한가운데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외면 or 직면?, 결국 자신의 선택.





Bloori, 1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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