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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ri Mar 03. 2023

[리뷰] 책: 마음을 쉬게 하는 법

증오, 우울 그리고 행복


책 제목: 마음을 쉬게 하는 법

작가: 가토 다이조

번역: 이정은


몇 개월 전부터 읽기 시작해서 절반가량 읽고는 멈춰 있었는데 오랜만에 생각이 나 다시 꺼내보고는 완독하였다. 처음에는 책 제목만 보고 기대했던 것과 달리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 양육, 훈육에서 비롯된 후천적 경험들이 한 개인의 뇌와 심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이 되어 있어 상당히 흥미로웠다. 


나누고 싶었던 대목을 공유해보자면 이렇다.


p14,


사람은 누구나 증오할 수 있다. 그렇지만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사람은 증오하는 건 할 수 있지만 사랑하는 일은 할 수 없다. 그렇다는 것은, 감정적으로 성숙한 사람만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p24,


심리학에 '과도한 허위적 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부모 자식 사이의 역할이 역전된 상태에서의 부모의 사랑을 말한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여러 가지 뒷바라지를 한다. 하지만 어떤 부모는 아이의 반응을 기대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꾸중과 질타가 이어질 것을 아는 아이는 부모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반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는 동안 아이의 마음에는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깊은 상처가 남는다. 


p44, 


삶에 지친 사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우리 주변엔 남의 인정을 받으려고 안달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런 욕구 때문에 간혹 잘못된 삶의 방식을 택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그들의 욕구는 간절하다. 그런 욕구는 유아기에 사랑받지 못한 사람에게는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하게 나타난다. 


p83-84, 비참함의 중독에 걸리는 사람들


심리학에 '비참함의 중독'이라는 말이 있다. 알코올 중독인 사람이 항상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그들은 언제나 자신의 비참함을 과시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스스로 얼마나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는지, 얼마나 무거운 부담감을 부당하게 짊어지고 있는지, 얼마나 모두에게 불공평한 취급을 당하는지 같은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하지 않으면 그들은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다. 


그들은 왜 그러는 것일까? 비참함 중독증에 걸린 사람은 자신의 마음속에 쌓인 증오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축적된 증오의 감정을 비참함을 과시하면서 내뱉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p89,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지금까지의 삶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솔직한 고백이 필요하다. 그러면 살아갈 에너지가 돌아온다. 행복은 그 다음 이야기다. 


p93,


마음의 능력은 생명력의 다른 말이다 ... 삶에 지친 사람은 생명력이 저하되어 있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p96-97, 


우울증은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뇌에 상처가 난 것이기에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앞서 말한 미국의 ABC 방송에서 우울증 특집을 했을 때 여러 번 반복한 말이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시각장애자들의 축구시합이 방송되었다. 시청자들 모두가 대단하다며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우울증이 심한 환자는 그것을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눈의 기능은 완전하더라도 뇌에서 시각을 조종하는 부분의 기능이 불완전하게 되면 사물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그만큼 우울증이 심한 환자는 오감에 의한 감각의 조절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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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까지는 우울한 사람들의 특징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들의 내면에 어떻게 증오가 자리 잡았는지, 이러한 증오가 반복 경험되면서 뇌를 변형시키고, 그들의 생명력을 갉아먹었는지, 그리고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사람들을 증오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는지 등등. 


보면서 점점 증오의 마음, 이런 양육 경험이 마음을 쉬게 하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후반부 이후부터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증오의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우울과 불행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증오의 감정에서 벗어나야지 결국 삶의 생명력이 회복되고 비로소 행복에 대해 논할 수 있는 단계가 오는데, 이 시작점은 결국 자신의 삶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우선 문제가 인식이 되어야 자신을 착취하는 관계를 알아차리고 끊어낼 수 있고 다음 관계에 대한 방향성이 설정될 것이고, 쉬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증오심이 가득 찬 사람들은 자율성이 침해되었기 때문이므로, 자신을 기준으로 삶의 방향과 목적을 재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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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6-167, 


증오를 해소시킬 수 있는 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힘은 생산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 한 마디로 말해서 누군가를 위해서, 앞날을 위해서,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창의적 발상으로 일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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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증오에 가득찬, 우울한 사람들은 기대욕구가 높아 수동적으로 행동하고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려고 기다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동성은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야기하여 악순환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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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9,


삶에 지친 사람은 남들이 뭔가 해주기만을 바란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웃어 주길 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사람들에게 웃는 얼굴로 대하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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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이외의 휴식을 취하는 방법에 대해 나오는데, '이 기회에 삶의 방식을 바꾸자', '마음의 역사를 새로 써보라', '자기만을 위한 하루를 보내라' 등의 이야기가 간략하게 나오는데 위로는 되지만 다소 클리셰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총평은, 


마음이 과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납득할만한 단서들을 토대로 증오와 우울, 뇌의 이야기, 그리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 등을 잘 녹였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여 독자 관점에서 바로 적용해볼법한 것들이 있어 유용할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실질적으로 책 제목에서 직관적으로 기대했던 마음을 쉬게하는 법 자체는 좀 뻔했다는 점? 실제 원서의 제목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책의 제목은 마케팅을 위해 정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럼에도, 스스로 우울하다고 느끼는 분, 화가 많다고 느끼는 분, 어린 시절에 경험이 부정적이라고 느끼는 분, 삶이 무기력하고 생기가 부족한 분, burnout 상태인 분, 삶이 지쳤다고 느끼는 분은 읽으면서 내 삶을 조망하고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Bloori,

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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