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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셜리 Apr 13. 2016

온산이 분홍분홍해

봄날의 선물

총선이 내게 준 선물같은 하루


며칠 전부터 목이 퉁퉁 부어 병원 가서 주사도 한 대  맞고 약도 꼬박꼬박 챙겨 먹었지만 어제 야구보러 가느라 밤바람을 쐐서 그런지 컨디션이 좋지 않다. 날씨도 흐리고 이런 날은 집에서 하루 푹 쉬는게 맞겠지만 그러기엔 가는 봄날이 너무너무 아깝다.


침대 밑으로 꺼져버릴듯 무거운 몸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최대한 뒹굴거리다가 먼저 동사무소에 가서 투표를 마치고 얼마 남지 않은 봄을 만나러 길을 나선다.


가는 길마다 산이 온통 분홍분홍하다. 연초록나무 사이로 솜사탕같은 산벚꽃, 개복숭아꽃이 연분홍, 꽃분홍 잔치를 벌인다. 어쩜 이렇게 예쁠 수가 있는지~ 

내 두 눈에 꼭꼭 담아두고 싶다. 저절로 몸도 마음도 정화되는 기분이다.

우리나라는 정말 아름다운 나라구나.

끊임없이 감탄하며 가다보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 동안 수십 번도 넘게 와봤지만 한 번도 타이밍을 못 맞춰 제대로 핀 벚꽃을 보지 못했던 속리산 벚꽃.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보통 2주 이상 늦게 피는 터라 타이밍 맞추기가 여간 힘이 든게 아니다.

그래서  "오늘도 못 보려나?"하며 별 기대없이 간건데 surprise! 완전 예쁘게 피었다. 꽃을 보니 또 흥분상태가 된다. 그 순간은 아픈것도 잊는다.

난 이런 내가 좋다. 꽃만 보면 미치는~

내 인생도 꽃처럼 분홍분홍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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