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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셜리 Jul 10. 2016

내 생애 최고의 꽃놀이

환상적인 아름다움, 태종사 수국

유난히 머리가 큰 수국.

지난번 폭우에 가녀린 꽃대가 꺾이진 않았을까 마음을 졸이며 ...

오로지 수국 하나를 보기 위해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뱉은 첫 마디가

 "아..... 덥다..... "

정말 지글지글 타들어갈듯 하다.

뜨거운 아스팔트의 열기를 뚫고 태종대에 가는 버스를 탔다. 갑자기 사이렌 울리고 사람들이 일제히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폭염주의보 발령!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란다. 주말이라 다누비열차 타는건 아예 포기한터라 뙤약볕 아래 20분 이상을 걸어야하니 저질체력인 나로선 멀고도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는 선전포고와 같았다.

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태종대 입구에 내리니 예고한 대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됐다.

이글이글...  뜨거운 햇볕에 피부가 따가울 정도다.

다누비열차를 지나쳐 폭염을 뚫고 20분을 걸어올라가니 수국축제 현수막과 함께 보랏빛 수국이 옹기종기 보인다.

"와~~~~~"

"어쩜 이렇게 예쁘니?~~~"

그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고 탐스러운 꽃송이를 지켜낸 수국을 보니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아름답다.


사진빨은 단 1도 없다.

사진에서 본 모습 그대로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수국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꽃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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