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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하는 수학교사 Jan 04. 2024

교사, 퇴임식

35년근무해야 할수있어요

1년1년이 전쟁터인 학교에서 35년을 버텼다는건 대단하다. 물론 10년전까지만 해도 사랑의 매를 때려도 용인되는 시대였긴 말이다.


오늘은

교사3명의 퇴직승진 (교감3명) 과 조리사님3명 퇴임식이 있었다.


식순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식전공연

개식사

약력소개

송공패 꽃다발 선물 증정

교장선생님 축사

송별사

축하공연-나의살던고향은 꽃피는 산골 -고향의봄

축하영상 학생들 교사

축하시 낭송-정호승 봄길

퇴임사

폐식사


고향의봄이라는 곡을 선생님이 가야금을 학생이 바이올린 연주했는데

몇몇 선생님들을 훌쩍이게 했다.

아마도 본인들의 고향. 부모님이.특히 엄마가 생각나서 울지않았을까 싶다.

"인간은 자기슬픔에 운다" 


어떤여자쌤은 아들,딸,남편까지 다와서 축하를 하고 송별사를 A4에 준비한걸 읽는 반면, 두분의 남자쌤은 덤덤하니 짧게 송별사를 말했다. 퇴직이라는 거에 대한 의미부여의 차이인것같다.


조리사선생님 3분중 대표. 선생님께서는

이 학교에서 24년을 근무했는데.

"가벼운발걸음 무거운마음으로 떠납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굉장히 중의적인 표현이여서 인상깊었다.


단체회식을 하고,

2차에서 퇴직하시는선생님께서 나를 붙잡고

충고 겸 수다겸 많은 얘기를 하셨다.

신기한건, 이 학교와서 대화이고, 수줍은 남교사로서 활동이나 말수가 없었던 분이다.

뭔가 마지막 교직생활이라는게 아쉬웠나보다.


기억나는건,

1.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너무 부족하다 생각하지마라.


2. 35년을 근무한 나도 매해 애들이 바뀌니까 적응하기 힘들다. 올해도 힘들었다. 안흔들리는게 이상한거다.


3. 점점 교사들 사이에 개인적 교류가 사라지는것 같아서 아쉽다. 같이 생활하는 교사들끼리라도 무슨일이 있다, 학생에게 상처를 받거나 일이 터졌다 싶으면 같이 대응하거나 위로나 대책을 세워줘라.


짧은 순간이라 더 많은 얘기는 못 나누었지만,

선배교사의 말로서 잘 새겨들었다.


은근히, 너 잘하고 있다. 진짜 아이들을 위하는 모습이 보인다 라는 말에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역시 인간은 칭찬에 약한동물인가!!!

내자신을 의심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건 사실이다.


선배퇴임교사의 말대로,

나 자신을 믿고, 더 자신감있게, 스스로를 칭찬해가면서 교사생활을 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한다.



<정호승 시 -  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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