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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하는 수학교사 Jan 19. 2024

교사, 생기부 점검 업무

어디까지 고치란 말인가..

올해 생기부업무 담당을 맡았다.

학기당 1회씩 총2번 생기부기재요령을 하였으며

각학년부에 있는 생기부점검 협조선생님들께 점검을 부탁드렸고 1.2.3.차 점검표를 받아서 내부결재 득했다.


방학시작하자마자, 따로 18학급을 모두 인쇄해서 점검을 하고, 띠지를 붙였다.

내가 중점적으로 본 부분은

1,출결특기사항

장기결석6일이상 필수

단기결석6일이상도 주된사유가 있을시 기재

기타결석 무조건 기재

조퇴,결과,지각이 과하게 많으면 주된사유 쓰길 권장

2. 창체-자율

학급임원기간 이나 행사날 기간 잘못 기재

통일된 기간명(2023.03.01.-2024.01.05./3회)기재잘됐는지 형식이 틀려도 상관은 없어서 이상하지 않으면 패쓰

오탈자, 대회단어금지, 영어단어금지, 문맥상 같은단어 여러번 반복사용 (예를들어, 핸드폰담당을 맡아서 매일아침 핸드폰을 걷어서 핸드폰가방에 넣어서 잘 보관함)

3. 창체-진로

진로 탐색중임. 에서 은근히 쩜빼먹음.띄어쓰기x

진로 탐색 중임.이 맞는표현

진로희망분야가 구체적이지않거나 너무 구체적이라 특정기업의상호명이 나온경우

오탈자. 기간잘못기재.

4. 과세특. 자유학기제 과세특.

많은선생님들이 이 붙히시느라 내용이 방대하고 읽으면 꼭 이런문장,단어를 더 붙여야했나 글이 문맥상 자연스럽지않다. 조사가 있으면 더 좋았겠다. 글이 짧았으면 좋겠다. 는 건드리지않았다.

단, 정말 틀린부분 가운데 점이 ●다. ㆍ로 수정요청. 오탈자. 많읏 부자연스러운 문장정도만하고 나머지는 개인교사의 취향이라 여기고 체크하진 않았다.

호흡이 긴 문장보다는 짧은 문장이 좋아서 많이 자르고 싶었지만, 어쩌겠는가

틀린문장은 아닌데...

내가 360명가까운 아이들의 과세특의 긴글의 문맥.부자연스러움까지 파악할수없지 않은가

5. 행발

엄청난 미사어구의 반복이였다.

오탈자. 단어의 교체. 조사추가.

창체자율에 있으면 더 나을것같은 학급임원에 대한 내용기재.

문맥상 진짜 아니다싶은부분.부자연스러운 인과관계문장을 위주로 보았다.


나름. 완벽하진 않지만,

틀린건 거의다 잡아냈다 라는 뿌듯함으로 교감쌤께  띠지가붙은 생기부를 제출했다.



하지만, 바로 교감쌤께 전화가 왔다.

"전체적으로 생기부 문구가 너무 길고.

길게쓰려고 하다보니 문장의 인과관계가 맞지않고 조사(을를이가)하나만 더 붙여도 문장이 매끄러워지지 않겠냐"

"저도 짧은 문장을 선호하고 생기부 특기사항을 길게 쓰는 것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제 입맛대로 수정요청할수도 있지만 우선, 각 교과쌤들의 문장력이 떨어지지만 틀린건 아니다.그래서 딱히 그 부분을 잡지 않았다"

"그런부분도 잡아줘야되지않냐"

"틀린건 아니기에 잡지않았다. 지금. 제가 18학급의 모든 생기부의 문장의 매끄러움을 보는건 부담스럽다. 중학교 생기부는 이런 부분에 에너지를 쓰기싫다. 에너지낭비다. 대입에도 안쓰이고 고입 특목고 자사고에도 과세특의 부자연스러움, 조사하나 빠짐이 중요치 않다 "

"중학교생기부도 언젠가 대입에 반영되는 날이 올것이다. 그리고 이건 선생님의 업무지 않느냐! 그러니까 방학전에 다 점검하게 시키고 확인해야하지않았냐"

"다 시켰다. 정말 자세히 본사람들이 몇일진 몰라도 학년실끼리 서로 얘기하면서 문구통일이나 오류가 없도록 여러번 부탁도 드렸고, 제가 이렇게 방학때 또 틀린부분을 잡아내지 않았는가!"

옆에서 듣고있던 교무부장이..

"이게 쌤업무고 월급도 받으니 해야되지않느냐. 생기부업무가 학년말에 몰리는 업무지않느냐"

교무부장쌤이 같은 과목이다, 시수15를 고집하는 바람에 내가 2학기때 시수21을 했다. 그래서.

"시수가 21이고 담임이라 학생지도하면서 너무 힘들었었다. 하루 4~5시간 하는데 너무 지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건 다했다."

"내가 그럼 올해 20할까? 자네가 15하고?

내가 3학년 해줄게. 자네가 업무담당자기도 하니까 1,2학년 것만 봐줘라."

"그럼 감사하다.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아침에 다시와서 인쇄해서 드리겠다."

해서 일단락이 됐다.


물론 내가 관리자라도 ..

몇개 반 애들꺼 자세히 봐서 문맥상 부자연스럽거나 부족한 문장등을 엄청 잡아내서 담당쌤 보여주며 이 핑계로 전체학생에 대한 검토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을것이다 라는 생각에 다시 검토를 하기로 마음먹은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교감이라도 똑같이 행동했을것같아서 수긍했다.)


일의 경중이 낮거니와

오류없는데 더 좋은 문장을 요구하는건

노동낭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리자가 원하는걸 어쩌겠는가..

그리고 생기부 점검을 많이하면 할수록 좋은건 사실이고, 문장을 더 자연스럽게 고쳐서 나쁠건 없다..


단지..

이렇게까지 해야할 중학교생기부인가라는것이다.


<어느 한반 담임쌤께 수정요청했던 부분 캡처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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