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내 이름을 찾아서
"제 이름은 이청조입니다." 이렇게 얘기한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이제 더 이상 내 이름을 소개할 일이 없다. 나는 권선자의 딸이었고 장지원의 아내였으며 김옥자의 며느리, 9년 차 (전) 방송작가였고 이젠 장새별의 엄마가 되었다. 이제 엄마가 아닌 나는 무엇이 되는 걸까?
딸로 태어나 어딘가의 방송작가, 누군가의 여자친구, 아내, 며느리, 엄마까지. 마치 퀘스트를 깨듯 하나씩 단계를 밟아 지금의 내가 되었다.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결국 어떤 게 진짜 나인지 내 모습을 나조차 모르겠다. 9년간 방송작가로 열심히 일했지만 이제는 일을 한 시간보다 일을 하지 않은 시간이 더 길어졌다. 더이상 돌아갈 곳이 없어진 것이다. 나는 엄마인 나로 만족할 수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을 한다. 조금 무리하더라도 아이를 어딘가에 맡기고 일을 다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럼 나는 내 이름을 찾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딸이자 아내, 며느리, 방송작가, 엄마로 살아온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면 이제 내가 무엇이 될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