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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든새 Sep 12. 2022

소비와 마음건강의 상관관계

다시 백일글쓰기 015

휴머니스트 출판사,

서박하 작가의 <소비단식 일기>를 읽고

밤마다 밀리의 서재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책을 읽는다. 잠이 안 올 때에 글씨를 읽으면 점점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게 느껴지고 머지않아 졸음이 찾아온다. 책이 재밌으면 좀 오래 깨어있고 지루한 내용이면 한 권을 읽는데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최근엔 브런치를 통해 출간된 작품들을 재밌게 읽었던 터라 서박하 작가의 <소비단식일기>에도 관심이 생겼고 며칠 만에 후루룩 읽을 정도로 재밌었다.

저자인 서박하 작가는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지식이 풍부하지만 스스로는 재테크와 거리가 멀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어느 날, 최대 이용한도인 500만 원을 전부 사용했다는 카드값 청구서를 받고 충격을 받았고 그러던 중에 애나 뉴얼 존스의 <나는 빚을 다 갚았다>는 소비 단식과 관련된 책을 읽는다. 그 책을 읽고 저자인 서박하 작가 또한 생존에 필요한 것 외에 아무것도 사지 않는 ‘소비 단식’ 도전을 시작했고 브런치를 통해 기록을 남겨 그 내용이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원래 저자는 남편의 직업 때문에 케냐에 머물다가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돌아상황이었다. 당시 저자에게 고정적인 수입은 없었고, 소비 단식을 하면서 글을 쓰고 인생의 변화를 맞는다.

특히 공감했던 부분은 우울과 소비의 상관관계에 대한 내용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소비패턴을 분석했는데 그 과정에서 하노버 의과 대학의 한 연구결과를 본다. 쇼핑 중독자 대부분이 우울과 불안에 시달린다는 내용이었는데 쇼핑에 사로잡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사람들은 주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물건을 산다.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을 필요 이상으로 구입한다. 자기 조절 능력이 높지 않아서 돈을 많이 벌어도 과잉 지출을 계속하며 물건을 병적으로 모으기도 한다. 세계 보건기구에서 질병과 증상 등을 분류한 국제 질병분류인 ‘ICD-11’의 임시 범주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책장에 꽂혀있는 읽지 않는 책들과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책상 위를 떠도는 문구들을 떠올렸다. 또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데 구입한 육아용품들도 마찬가지였다. 저자가 그랬듯 나도 기분이 안 좋을 때 쇼핑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를 했다. 쉽고 빠르게, 즉각적인 성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건 배달음식을 시키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소비를 통해 지금 당장 기분을 나아지도록 만들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게 나를 위한 거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우울한 감정뿐 아니라 즐거운 감정도 조절이 어렵다고 말한다. 우리는 기분이 나빠도 돈을 쓰지만 좋은 일이 생겨도 소비를 한다. 이렇게 돌아보니 나 또한 저자와 다르지 않다. 빚의 금액이 다를 뿐이지 나 또한 소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책을 읽은 계기로 나도 소비의 기록과 함께 소비 단식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나처럼 삶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자극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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